이종욱
홍천경찰서 희망지구대 순경
지난 3월13일 오전 8시50분경 대구 한 파출소 앞 주차장에서 순경 A(30세, 남) 씨가 자신의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머리에 총상을 입은 채였고 차량은 모두 잠겨져 있어 ‘권총 자살’로 추정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인천시 한 지구대에서 근무하던 경위 한 명은 당직 근무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경찰 자살 실태에 따르면 최근 6년간 극단적 선택을 한 경찰관은 122명으로 그중에서 파출소 지구대 소속 경찰이 42%를 차지한다.

자살하는 경찰관 중 파출소, 지구대 근무자가 많은데 주취자 등 잦은 민원 업무뿐만 아니라 악성 민원인 등에게 받는 스트레스가 주된 원인이며 40%에 달할 정도로 직무 관련 사망이 가장 크다. ‘경찰공무원 정신건강 실태 및 정책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73.4%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와 자살 등 부정적인 1가지 이상 위험군에 속했고 경찰관이 가장 많이 겪고 있는 문제는 불면증이었다.

경찰관들이 매년 심적으로 힘들어하기에 경찰청은 마음동행센터를 올해 전국에 9개를 설치한다고 했으며, 매년 3개씩 늘린다고 하였다. 마음동행센터란 경찰관이 많이 겪고 있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기관이며, 이에 국한되지 않고 업무 중 발생한 일에 대한 트라우마와 직무 스트레스, 개인적인 스트레스 등 포괄적인 정신적 고통을 치료하는 기관이다. 이것뿐만 아니라 경찰관의 자살을 막기 위해 경찰관의 자살위험 신호를 인지해 전문서비스를 직접 연계하는 ‘생명사랑지킴이’ 교육을 전국 경찰관을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경찰관의 업무 환경은 좀처럼 나아지고 있지 않다. 주취자, 악성 민원인 등 경찰관의 업무를 과중하게 만들고, 경찰관의 정신적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주취자와 악성 민원인에게 엄중한 처벌을 할 수 있는 적절한 법 개정을 한다면 좀 더 나은 업무 환경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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