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필
새마음인성교육원 고문
국제마인드교육원 강사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난다. 만남은 인생이 완전히 바뀌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나는 19살에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다. 가치관도 직업도 인격도 모두 바뀌었다. 그러나 종종 사람들의 마음에 가득한 욕망이 만남을 크고 소중하게 여기지 못하게 한다. 내 마음의 욕망을 채워줄 사람은 크게 여기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무시하기에 사람들 마음에 있는 고유의 특성이나 맛을 만나지 못한다. 채소와 과일은 각각의 맛이 있고 특색이 있다. 이처럼 사람도 각자의 맛이 있고 특색이 있는데 내 마음의 욕망과 분주함이 내가 원하는 사람만 받아들이기에 변화가 안 되는 것이다.

조선시대 천재학자이자 연구가인 정약용이 전남 강진으로 유배를 갔다. 정조가 죽고 정치적으로 귀양을 갔기에 인생을 한탄하고 나라를 원망하며 술로 세월을 보낼 수 있는데 정약용은 그렇지 않았다. 귀양살이 18년 동안 ‘목민심서’, ‘농사직설’, ‘다산어보’ 등 500여 권의 책을 펴냈다. 그는 진정 학문을 사랑했고 백성을 사랑한 사람이었다. 누가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하루는 15살 된 황상이라는 가난한 소년이 정약용을 찾아왔다.
“선생님, 저 같은 아이도 공부를 할 수 있나요?”
“너 같은 아이가 어떤 아이인데?”
“저는 둔하고, 앞뒤가 꽉꽉 막히고 답답해요.”
“얘야! 공부는 너 같은 아이만 할 수 있단다.”

공부하는 사람은 세 가지 안 좋은 버릇이 있는데 첫째는 민첩하고 금세 외우는 것이고, 둘째는 예리하게 글을 잘 짓는 것이며, 셋째는 깨달음이 재빠르다는 것이다. 민첩하고 금세 외우는 사람은 자기 머리를 믿기에 공부에 소홀하여 완전히 배우지 못한다. 예리하게 글을 잘 짓는 사람은 자기 재주를 믿고 들떠서 자주 튀려고 해서 진중하고 듬직하지 못하다. 깨달음이 재빠른 사람은 대번에 깨닫지만 투철하지 않아서 대충하고 마니까 깨달음이 오래가지 못한다.

송곳이 뾰족하면 구멍이 잘 뚫리나 금세 막힌다. 그러나 송곳이 둔탁하면 구멍을 뚫기 힘들지만 한번 뚫리면 다시 막히지 않는다. 앞뒤가 꽉 막혀있으면 홍수에 봇물이 막혀 물이 흘러가지 않고 그 자리에 맴돌기에 답답하지만 농부가 삽으로 물꼬를 트면 그 흐름이 빠르고 시원하다.

넌 답답하지만 꾸준히 연마하면 나중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이 된다. 황상은 자신이 공부하기에 단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정약용은 그것이 공부하기에 최고의 장점이라고 보았다. 그 후 황상은 영의정과 추사 김정희와도 학문과 시를 나누는 조선시대 학자가 되었고 스승 정약용과도 끝까지 편지를 주고받으며 스승과 교류하는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이 되었다. 황상은 아버지가 아전이었기에 벼슬은 할 수 없었지만 그 시대 학자들이 존경하는 사람이며 백성들이 사랑했던 사람이다. 정약용과 황상의 만남이 황상으로 놀라운 삶을 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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