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과 환희의 평창 동계올림픽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어느 해 보다 추웠던 긴 겨울 날씨를 따뜻한 온기와 열기로 보낼 수 있었던 올림픽 기간이었다. 하나 된 열정으로 땀을 흘리고 기량을 마음껏 펼쳐준 선수들에게 고마움과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특히 성공대회를 만들기 위해 음지에서 추위와 싸워가며 수고를 아끼지 않은 자원봉사자의 노고에 찬사를 보낸다.

공교롭게도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중 민족의 대명절인 구정연휴가 있었다. 하지만 자원봉사자들은 연휴를 반납한 채 성공한 대회를 만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했다. 동계 스포츠의 경기장은 실내경기를 제외하곤 대부분 산위에 마련된 슬로프에서 경기를 한다. 평지와는 사뭇 다른 체감온도로 고통을 감내해야만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추운 날씨 속에서도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응원하고 격려해준 응원단인 강원도민과 국민들도 동계올림픽을 성공한 대회로 만들기 위해 애쓴 분들이다.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장에서 땀을 흘린 것은 아니지만 출전선수 못지않은 국가대표로서의 자격을 충분히 갖췄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올림픽은 언제나 감동을 선사한다. 선수들은 경기력 향상과 메달 획득으로 국위선양을 위해 노력하지만 매 순간 순간은 인간한계에 도전하는 아름다운 모습들이었다. 사실 아시아는 동계스포츠의 변방이다. 북미나 북유럽이 강세일 수밖에 없는 지리적 여건 속에서 올림픽 개최국 선수답게 설상 및 빙상 등 모든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동안 한국 선수단은 빙상의 쇼트트랙에서 두드러진 경기력을 과시해 왔으나 점차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 종목으로 확대되더니 이번 동계올림픽에서는 썰매와 컬링 등으로 더욱 확대돼 다양한 종목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가고 있다. 아직 설상 종목에서는 다소 부진하지만 곧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올림픽에서 경기력으로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평화올림픽의 상징이 됐던 아이스하키의 남북 단일팀 출전은 높이 평가 받아야 된다. 현재 세계에서 분단국가는 한반도가 유일하다. 핵개발을 고집하는 북한은 미국과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쳐왔다. 전운이 감돌기도 했다. 하지만 남북은 한민족이라는 사실의 바탕위에 단일팀을 구성하는데 성공했다.

북한 선수단의 뒤늦은 참여로 억울하게도 출전기회를 박탈당해야 했던 선수들의 마음 아팠던 상처도 기억해 주어야 한다. 올림픽은 4년 단위로 개최되는 꿈의 무대다. 종목별 차이는 있겠지만 선수들이 절정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나이가 있다. 메달을 획득한 선수, 땀을 흘려 준 선수들이 고맙지만 희생을 감수해야 했던 선수들도 위로받아야 한다.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 옥의 티도 있었다.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의 여자 팀추월 경기에서 현지에서 응원하는 관중이나 텔레비전을 통해 시청하는 국민들에게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을 보여준 선수들의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고 앞으로 좀 더 체계적인 선수관리가 필요하다고 하는 강한 시사점을 남겼다.

소치 올림픽 때 빙상종목에서 우리나라는 뼈아픈 경험이 있다.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을 조국에 선사했던 안현수 선수가 국적을 바꾸고 이름을 바꿔 러시아의 빅토르 안으로 출전해 조국이 아닌 러시아에 금메달 숫자를 늘려주어 국민들을 당황하게 했었다. 빙상계에 오랫동안 쌓여 있는 파벌이라고 하는 적폐가 원인이었다. 그 그림자가 아직도 남아 있는 듯하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화는 꺼졌지만 끝이 아니다. 4년 뒤 중국의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기다리고 있고 이후에도 4년을 주기로 나라와 장소를 달리하며 지속적으로 개최될 것이다. 끊임없이 경기력을 향상시켜 인류애를 발휘하며 지속적으로 감동과 환희를 만들어가야 한다. 체육입국의 위상을 위해 동계올림픽에 관심도를 높이고 소질 있는 선수를 발굴 육성해가야 한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세계인의 시선이 강원도 평창에 집중됐다. 올림픽 개최국의 국민으로서, 강원도민으로서 높은 자긍심을 가져도 좋다. 출전선수는 아니었어도, 자원봉사자는 아니었어도, 현지에서 관람객으로 참여를 하지 않았어도 우리는 모두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시기에 강원도의 주인이었기 때문이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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