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민이 기다리고 전 세계 인류가 기다려 온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지난 2월9일 화려하고 장엄한 개막식을 시작으로 열전에 돌입했다. 강원도민이 뜻을 모으고 삼수 끝에 유치를 해낸 올림픽인 만큼 반드시 성공한 올림픽으로 만들어내 자랑스러운 한국인, 강원도의 힘을 세계만방에 떨쳐야 할 것이다.

개막식은 역대 올림픽 중 단연 최고였다. IT강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내용과 구성 면에서도 짜임새 있고 화려했다. 남북 단일팀 구성과 성화의 공동 입장 등은 평화올림픽의 상징성을 잘 보여준 모습이다. 드론까지 등장해 개막식을 수놓은 것은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지구촌에 한껏 과시했다.

올림픽 역사에서 개막식의 기원은 제11회 베를린 올림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올림픽을 유치한 독일은 올림픽을 철저하게 정치에 이용했다. 게르만 민족의 우수성을 세계에 과시하고자 카드섹션, 마스게임 등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후 올림픽을 유치하는 나라마다 특색 있는 개막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중심에 북한이 있다. 개막식 전에는 북한 예술공연단의 현송월 단장이 시설점검 차 방문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개막식을 전후해서는 북한의 고위급 대표단 일원으로 방문한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에게 언론이 집중됐다. 북한 대표단의 방문은 올림픽의 열기가 더욱 후끈 달아오르게 하기에 충분했다.

올림픽 기간 내내 주경기장에 타오를 성화는 그리스로마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의 왕인 제우스가 평화의 상징으로 인간에게 내려준 성스러운 불이다. 그리스 아테네에 있는 신전에서 채화되어 온 불이다.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하고 아이스하키 종목에서 남북이 단일팀을 이룬 것은 올림픽의 이념인 평화를 실천하는 대표적인 모습이다.

동계올림픽 기간 중에만 유지되는 한시적인, 일회성의 평화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에 지속적이고 영구적인 평화가 안착되길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스포츠 종목별로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져야 한다. 각종 국제대회에 단일팀으로 출전하는 기회를 늘리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올림픽 열기가 뜨거워질수록 메달 획득에 관심이 높아진다. 그러나 올림픽을 즐기기 위해서는 메달보다 선수들의 경기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멋진 실력과 기량으로 인간한계에 도전하는 선수들의 땀과 열정을 보노라면 환희와 탄성 그리고 박수가 절로 쏟아질 것이다. 금, 은, 동의 메달 색깔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간한계에 도전하는 아름다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다. 초반 여자 쇼트트랙 3000m에서 경기 도중 선수가 넘어졌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오뚝이처럼 벌떡 일어나 경기를 지속한 결과 마침내 당당히 1위로 골인하는 모습은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보여준 좋은 사례다. 누구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스포츠의 결과다. 경기가 끝나봐야 한다.

올림픽에서 국가별 메달획득은 IOC에서 집계를 하고 순위를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사에서 사람들의 흥미를 돋우기 위해 집계하고 발표하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별 메달 순위는 큰 의미가 없다. 어느 나라 선수가 됐든 최선을 다하는 동작 하나 하나에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내야 한다. 선수들은 관중들의 응원이 가장 큰 힘이다.

하계올림픽과는 달리 동계올림픽은 관전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체육관에서 실시하는 종목이 아닌 설상운동은 더욱 그렇다. 낮은 기온과 바람으로 체감 온도가 매우 낮다. 현장에서 관전하는 경우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건강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보온이 잘되도록 두툼한 복장은 물론 따뜻한 물이나 손난로 등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피드하고 다이내믹한 쇼트트랙과 알파인스키, 역동적인 아이스하키,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컬링, 우아하고 아름다운 예술의 결정체 피겨, 지칠 줄 모르는 노르딕스키, 인간의 꿈을 담아 한껏 날아오르는 스키점프 등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장면들이지만 더 아름다운 모습은 자원봉사자들의 노고다. 현장도 좋지만 TV를 통한 감상도 좋다. 올림픽을 즐기자.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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