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봉
홍천전통발효연구회장
이 시대에 발효문화를 최소한 설탕을 사용하지 않고 과일이나 산야초효소를 발효시키는 방법을 나누어보고자 한다. 그 중심은 모균을 사용하면서 미생물이 가장 활발하게 번식할 수 있는 최적의 탄수화물(올리고당)을 공급하고 온도, 환경, 미생물이 잘 분해할 수 있는 먹이조성 등으로 생각할 수 있다.

사실 지금까지 효소는 무조건 1:1의 개념으로 비율을 적용해왔다. 이처럼 설탕에 당절임을 하였기에 당연히 발효가 되지 않고 미생물에 의해 생성된 효소가 없는 것이 현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이러쿵저러쿵 갑론을박 하고 있다.

발효는 미생물 과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먹구구식으로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대부분이다. 제대로 발효를 잘 모르고 제대로 가르쳐준 사람도 없고 배운 사람도 없는 것 같다. 나 자신도 모르는 것이 너무 많은 것 또한 사실 부정할 수 없다. 이를 위하여 우리는 미생물의 습성에 대하여 알아야 한다. 즉 발효는 미생물이기 때문이다.

미생물이 좋아하는 발효환경과 여건 조건이 되면 미생물은 급속도로 번식하면서 발효가 된다. 발효는 미생물 효소는 단백질과 함께 공유해야 한다. 현 시대에 존재하는 수많은 미생물의 7~80%가 기회주의적 성격을 띠는 해바라기성 세균이라고 한다.

이들은 나쁜 미생물의 수가 득세를 하면 나쁜 미생물로 변해 부패나 오염으로 가담해서 나쁜 미생물로 되고 유익한 미생물이 많아지고 강하여지면 바로 유익한 미생물 균으로 좋은 미생물로 변한다. 청국장을 띄울 때도 잘 띄워진 모균은 조금만 넣어도 금방 발효가 되어 맛좋은 청국장이 된다.

발효환경을 모두 조성해놓고 모균을 뿌려주면 그것이 기폭제가 되어 미생물이 왕성하게 번식하면서 발효가 잘 이루어진다. 과일발효액이나 산야초발효액은 원액 속에 미생물이 거의 없지만 잘 발효된 비슷한 유형의 발효액을 뿌려주면 좋은 모균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잘 만들어진 발효액은 미생물을 빨리 자리 잡게 만들고 또 해바라기성 미생물의 발효를 돕는 좋은 균으로 될 수 있다.

과일이나 산야초발효액을 만들면서 모균을 사용하여 본적은 없을 것으로 실제로 적용하는 데는 어느 정도 전문 지식이 필요할 것이다. 우유나 삶은 콩을 상온에 방치하면 유해균이 달려들어 산화되면서 부패하고 악취가 나게 된다. 그러나 같은 우유에 유산균을 넣으면 요구르트가 되고 삶은 콩에 납두균을 넣으면 맛있는 된장이 되는 것이다. 유산균과 납두균 같은 유용한 미생물이 항산화 물질을 생성하므로 산화와 부패를 막고 유기물을 저분자화하여 흡수되기 쉬운 상태로 만들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생물의 습성과 생리를 알면 발효과학을 알고 미생물이 우리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얼마나 큰일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세균으로 인하여 생긴 질병의 효과적인 퇴치방법이 무엇인지도 알 수 있다.

한 예로 요즘 장내 유익균을 증식시키는 방법의 하나로 대변이식이 제시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해바라기성 세균이 유익균으로 변해 질병에서 해방되는 사례도 있을 정도이다. 이런 경우도 있다. 입안에 생긴 염증이 어떤 항생제에도 듣지 않을 경우 구강상태가 건강한 사람의 입안에서 채취한 두 가지의 유익균을 동결 건조해서 그것으로 고질적인 염증을 잡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모든 사례가 건강한 유익균을 활용한 사례인 것이다.

과일이나 산야초를 발효시킬 때 해바라기성 세균을 유익한 발효균으로 만들어 발효효율을 높이는 바로 모균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과일과 산야초를 설탕과 1:1로 절임을 하면 많은 양의 설탕이 강력한 방부제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멸균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대신 발효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또한 무설탕(또는 최소)으로 발효시킬 때에는 올리고당의 양이 적기 때문에 방부 효과가 적으므로 사전에 멸균을 철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신 이렇게 하면 미생물의 활동과 번식력이 활발해져서 발효가 잘 된다. 발효와 미생물, 효소와 단백질, 자연과 사람이 공유하며 살아가는 원리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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