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라
홍천경찰서 희망지구대2팀 순경
누군가가 검은 점이 찍힌 손을 내민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이 점은 단순한 점이 아닌 “나를 폭력에서 구해주세요”라는 구조요청이다. “블랙 닷”은 가정폭력 피해자가 신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제3자에게 보내는 도움 요청 표시와 같다.

2015년에 처음 시작된 블랙 닷 캠페인은 영국을 시작으로 SNS를 통해 전 세계로 퍼지며 주목되고 있다. 실제로 영국에서 가정폭력에 노출된 피해자들이 손바닥에 검은 점을 찍어 보여주며 캠페인이 시작되고 4개월 만에 49명이 경찰의 도움을 받아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작년 여성가족부에서 진행한 가정폭력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정폭력 피해를 경험하고 주위에 도움을 요청한 경우는 겨우 1%에 불과했다. 그 1% 마저도 대부분 가족이나 친척, 이웃이나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하였으며 전문적인 상담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는 신고를 해도 폭력이 심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전문적인 상담을 받아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해서이다.

가정폭력 신고율이 많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어디선가 누군가는 아직까지도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낼 것이다. 말이나 신고로 현재 상황을 알리기 어렵다면 손바닥에 점을 찍어 신호를 보내는 것은 어떨까? 더불어 누군가가 본인에게 검은점이 찍힌 손을 보여주었을 때 이를 알아봐 지나치지 않고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면 당신은 어느 한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사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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