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승락 홍천군수
5월은 가정의 달이다. 녹음이 짙어가고 만물이 생동하는 연중 가장 좋은 계절에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세계 가정의 날(15일), 부부의 날(21일)이 있다. ‘가정이 세상의 엔진’이라고 표현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상기하지 않더라도 현대의 가정이 심각한 도전과 해체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이때에 가정의 존재 의미와 소중함을 되새겨 보는 일은 무엇보다 필요하다.

가정은 사회와 국가의 근간을 이루는 기초단위이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고 하였다. 가정이 잘돼야 사회와 국가가 번영하고 화평하다. 왜냐하면 화목하고 평안한 가정생활이 밑받침 될 때 자신감 있는 직장생활이나 성공적인 사회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삶의 진정한 안식처이자 건전한 사회 발전의 토대인 가정의 위기는 곧 국가 경쟁력 약화와 위기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가정의 달을 맞아 과연 우리의 가정은 건강한가 생각해 볼 일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가정현실은 갈수록 황폐해지고 믿음과 사랑의 기반이 무너지기 시작한지도 이미 오래다. 학교폭력, 위기청소년, 노년층 비관자살 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제반 문제들이 가정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회 문제는 가정이 원만하지 못한데서 기인하는 것으로 지금은 보다 건강한 가정의 회복을 위해 함께 고민할 때이다.

그러면 건강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먼저 가족구성원이 인간적인 기본덕목에 충실하여야 한다. 논어에 본립도생(本立道生) 즉 ‘기본이 서야 길이 있다’고 하였다. 인간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뜻이다.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 도리를 지키지 않는다면 어떠한 것도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부모는 자녀의 롤모델로서 모범이 되는 생활을 하며 가족 부양과 자녀 훈육에 근면 성실하고 자식은 마땅히 부모의 은혜에 감사하며 효로써 극진히 모시며, 형제자매간에 우애로 대하되 때에 따라 양보와 배려의 미덕을 겸해야 한다. 각자 본연의 역할에서 인간적 도리를 다하고 서로 존중하고 배려할 때 가족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가정의 기틀은 견고하게 확립된다.

그러면 가정은 어떠한 공간이 되어야 하는가. 소통과 대화의 장이 되어야 한다. 소소한 대화에도 존중과 공경의 뜻을 담는다면 불평의 말이나 오해할 소지가 줄어들고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가정은 우리네 인생이 시작되고 끝나는 곳이다. 조지 무어는 “인간은 자기가 갖고 싶은 것을 찾아서 세상을 방황하다가 결국엔 가정에 돌아와 그것을 발견한다”고 하였다. 가정에 돌아와서야 찾을 수 있는 ‘그것’은 무엇일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바라고 추구하는 인생의 행복이 아닐까 싶다. 인간이 체감할 수 있는 행복의 원천이 가정에 있다는 의미이다. 아름다운 인생을 살 수 있는 근원이자 우리가 일평생 이 세상에서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자산이 가정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가정의 달을 맞아 가정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겨보고 그 정신을 연중 내내 기억하고 실천하는 가운데 모든 가정이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보금자리로 거듭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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