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정식
시인, 전 홍천예총 회장, 국가기록원민간위원

대한민국 국가기록원에서는 2016년도 중점사업으로 새마을사업에 관한 기록물을 대대적으로 찾고 있다. 새마을운동은 비록 독재정부라고 일컫는 제2공화국 때인 1970년대 초에 농촌운동으로부터 시작해 점차 도시로 번졌고 처음에는 잘 살아보자는 증산운동에 치중했으나 차츰 정신운동에까지 번진 근대화 추진 대혁신 국민운동이었다. 물론 관이 강력하게 주도하고 온 국민이 일치단결하여 참여한 운동이다.

마을의 길을 넓히고 저축운동을 하고 절약과 검소 치산치수 정신개혁 등 새마을을 앞에 붙이면 안 되는 게 없었다. 관공서에는 새마을과가 있어 모든 사업을 뒷받침했다. 물론 과감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물의도 있었지만 이제까지 토호세력 등에 부딪혀 발전하지 못하던 농촌개혁에 앞장선 운동이기도 하다. 후에 중앙단위에서 부정이 저질러지고 이에 따른 많은 문제점이 도출돼 축소는 되었지만 순수 민간 하부조직은 비록 관변단체이긴 하지만 오늘날에도 그 명맥이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이 새마을운동은 세계에 자랑할 만한 대 혁신운동이다. 불과 50여 년 만에 잘살게 된 우리나라가 새마을운동을 기초로 한 것이 세계에 알려지면서부터 동남아와 남미 특히 아프리카 등에서는 우리나라의 발전모델은 새마을운동에 있었다고 보고 이 운동을 배우려고 야단들이다.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에는 초창기 때의 새마을운동 관련자료(순수 민간이 보유한 자료)가 많지 않아 그 자료를 국가기록원에서 찾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성은 물건의 소장자가 사망하면 대부분 소각하는 관습이 대대로 내려오고 있어 웬만한 고인의 유품은 태우고 만다. 미국이나 서구에서는 부모가 갖고 있는 유품은 고스란히 그 자녀들이 물려받아 보관하고 아니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기증하는데 우리나라만 유독 불살라 버린다. 기관도 마찬가지다. 보관연도가 지났다고 하면 거의 태워버리거나 폐휴지 등으로 처분한다.

전국에 산재해 있는 새마을운동 관련 자료(사진 문서 책자 등)들을 일목요연하게 모아서 전시하고 그 중 더 중요하다고 선정된 것은 국가기록원에서 영구보존하기 위해 2016년도를 새마을운동 기록본 수집의 해로 정하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필자는 2010년부터 국가기록원 민간심사위원으로 위촉돼 기초수집자료를 심사하고 있다. 수집된 자료는 1차로 필자가 심사하고 그 가치가 충분하다고 인정되면 기록원(성남과 대전 본부) 특수기록부에 연락한 후 전문심사위원들의 재심의를 거쳐 확정이 되면 소유자에게는 기증서와 감사장 기념선물과 기증자 카드 답례품을 증정 받게 된다.

우리 군에도 소장하고 있는 분들이 있을 터인데 이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희박해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낙서 한 장이 40년이 되면 사료가 되고 50년이 되면 역사의 자료가 된다고 한다. 새마을운동이 50여 년이 됐으니 종이쪽지 한 장이 생생한 역사자료가 될 수 있다. 새마을운동의 일환으로 증산시책의 하나인 퇴비증산운동과 길 넓히기 지붕개량 변소 개조 새마을저축운동 등 찾아내면 많은 자료가 있을 것이다.

원래 새마을운동의 전신은 재건국민운동이었다. 5.16정변이 난 즉시 사회구조의 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만든 관변조직의 대표가 재건국민운동이었다. 이 운동이 점차 확대되어 새마을운동의 시초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가 수백 년 동안 갖고 내려온 배고픔을 해결한 민간운동이자 나라에서 보릿고개를 없앤 잘 살아 보세의 운동을 이젠 세계의 운동으로 추진해야 될 일이다.

새마을운동에 대한 자료는 거창할 게 없다. 시시콜콜한 종이쪽지나 빛바랜 흑백사진 책자 회의록 명단 관공서에서 시행한 시행문서 화전정리사업 지붕개량사업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을 것이다. 다만 찾지 못하고 관심도 희박하기 때문에 귀중한 사료들이 골방에서 혹은 궤짝에서 잠자고 있을 것이다. 독자들도 책장이나 앨범 뒷장 등에 혹시라도 이런 자료들이 있다면 필자에게 연락주시면 언제라도 달려가 현지 심사하여 기록원에 영구보존토록 조치할 것을 다짐드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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