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도 이제 1주일밖에 남지 않았군요. 이번 주는 크리스마스가 끼어있는 주라 주초부터 벌써 설렙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은 아쉬운 인사를 드려야 하는군요. 다음 해에는 소설을 쓸 계획과 대학원 공부에 더욱 매진해야 할 것 같아서 홍천신문에 올리던 수필을 잠깐 쉬어야 할 거 같습니다. 처음 긴 수필을 올리던 날의 벅찬 흥분감이 아직 채 가시지 않았는데 벌써 2년이 다 되었네요. 매주 한 편의 원고를 쓰는 일은 제 인생을 풍요롭게 하고, 제 삶에 윤기를 주고 글을 쓰는 마음가짐에도 큰 변화를 주었습니다. 저에겐 참 고마운 일이었지요.

하지만 제 글을 읽을 다른 사람들의 심기에는 둔감했던 거 같습니다. 아름답고 따뜻한 글을 써야 했는데 늘 시간에 쫒기다 보니 조악한 글들이 써지는 날이 너무 많았습니다. 고요하게 자신과 사회와 이웃의 문제를 들여다보고, 긴 사색의 시간을 가졌어야 했음에도 깊은 사고의 과정 없이 마구 쓴 글들은 오히려 횡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눈이 오려는지 하늘이 잔뜩 가라앉아 있습니다. 저에게는 차를 파는 일도 글을 쓰는 일처럼 또한 어렵습니다. 지난 9월 효소카페를 차리고 손님에게 차를 끓여내며 때론 즐겁고 때론 배우는 점이 많았지만 언제부터인가 점점 옹색해지는 제 모습을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손님의 성격, 성품, 씀씀이에 대해 재어보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어떤 방법으로 가게를 운영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계획은 없지만 과거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원을 운영하는 방식을 도입해가며 어찌어찌 꾸려 나가고 있습니다.

약간은 지치고 약간은 실망스러운 가운데 이대로 지거나 이대로 넘어질 수 없다는 다짐과 각오를 매일 아침 스무 번도 넘게 해봅니다. 먼저 사업가가 되었거나 사업을 실패한 이의 조언에도 귀를 기울여봅니다. 예전에는 관심도 없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귀에 쏙쏙 들어오는 걸 보니 조만간 저도 대박 사장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연일 경기가 나쁘다고 아우성인 자영업자들, 월급의 3,40%를 각종 세금에 떼이는 샐러리맨들,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는 대기업 임원들. 생각해보면 우리의 삶은 참 모순덩어리입니다. 뒤늦게 시작한 학교생활에서도 여러 모순에 시달립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잘 견디고 있습니다. 아니 오히려 모든 씁쓸함을 즐긴다고나 할까요?

세상살이 참 고달프지만 하루, 한 시간 한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찰지고 알차게 채우기 위해 노력합니다. 남들은 잘 비우라고 합니다. 비워야 새로이 채울 공간이 생긴다고 말해 줍니다. 하지만 저는 늘 노력이 부족했기에 채우고 또 채워서 한번 옹골차게 살아보렵니다.

저는 벌써 2016년이 기다려지는군요. 2016년에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렵니다. 내가 상처받기 싫어서 몇 배로 돌려주려 하는 고약한 심성을 모두 버리고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하루에 세 번씩 마음으로 경건한 기도를 올리며, 늘 거울처럼 마음을 닦고 또 닦아야겠습니다. 여러분 모두 더욱 행복한 시간 보내시기 기원합니다. 

조연재
서울 서초동 소재
조연재 국어 논술 교습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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