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29일 홍천의 인삼농가들이 주축이 되어 활동하고 있는 “홍천군인삼경작인협의회”가 주최하는 뜻 깊은 행사에 다녀왔다. “한국 인삼농업의 미래”라는 주제를 가지고 특강을 하기 위해서였다. 250여 농가가 넘는 회원들의 참여 열기가 뜨거웠다. 참으로 필요하고 유익한 단체라고 생각했다. 갈 때는 밝지만은 않은 인삼농업의 현실을 걱정하면서 갔지만 회원들의 참여 열기와 눈빛, 강한 의지를 보고 느끼면서 희망의 빛을 보고 돌아왔다. 아쉬운 점은 현실에 대한 부족한 인식과 미래에 대한 기획과 대책이 미약하다는 것이었다.

한국 인삼농업의 현실

지금까지 인삼은 특용작물로서 다른 일반작목에 비해 월등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생산농가들은 인삼공사와 같은 기관과 계약재배를 통해서 높은 수익을 올려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 환경이 현저하게 변했다. 첫째, 중국과 같은 경쟁상대국이 생겼다. 둘째, 인삼이 약이 아닌 식품으로 구분되었다. 셋째, 인삼공사가 내년(2016)부터는 경작농가와 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공인했다. 넷째, 다른 농산물처럼 가격경쟁력이 급격하게 저하될 위험성이 커졌다. 다섯째, 인삼경작농가들의 준비와 대책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그렇다면 변함없는 인삼농업의 발전을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첫째, “고려인삼”의 명성을 지켜야 한다. 고려인삼 종주국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우선 인삼씨를 지켜야 하고 재배기술을 지켜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인삼씨를 결코 팔아서는 안 된다. 그리고 외국인에게 재배기술을 내어주어서는 안 된다. 품질의 우수성을 지켜야만 한다. 둘째, 가공기술과 판매능력을 높여야 한다. 인삼이 약이 아닌 식품으로 구분된 것은 유리할 수도 있지만 불리할 수도 있다. 우리가 높은 기술로 가공하고 공격적으로 판매할 수 있다면 유리하겠지만 만약 반대의 경우가 된다면 인삼은 한꺼번에 무너질 수도 있다. 셋째, 기존 인삼공사와 해왔던 계약재배의 환상을 깨야만 한다. 왜 인삼공사가 경작자와 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하겠는가? 그것은 적체된 인삼 때문만은 아니다. KT&G와 같은 가공공장은 단지 회사일 뿐이다. 그 회사 주식의 절대량이 외국인의 소유인만큼 회사는 원자재가 싼 것이 있다면 품질의 내용이 유사할 때는 싼 것을 쓰게 되어 있다. 분명 중국에서 크고 있는 우리 인삼과 비슷한 중국삼을 염두에 두고 한 결정일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인삼의 품질을 높이는 동시에 인삼농가가 합심해서 인삼가격을 생산농가가 결정하는 방식과 자세를 갖추어야만 지속적인 인삼농업이 가능할 수가 있다. 넷째, 수입인삼에 대한 경계심을 강화해야 한다. 이미 엎질러진 일에 대한 미련은 가질 필요가 없다. 하지만 대책을 세워야 한다. 우리가 판 인삼씨가 넓디넓은 중국 땅에서 크고 있다. 3년째부터 채취가 가능한 인삼씨는 이미 중국에서도 따기 시작했다. 넓은 토지와 싼 인건비로 쏟아내는 중국산 인삼과 인삼제품이 중국김치와 배추처럼 밀려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대비해야 한다. 다섯째, 인삼농가가 뭉쳐서 하나가 되어야 한다. “인삼씨를 내가 안 판다고 남이 안 파는가?”하는 식의 개별적 행동이 오늘의 화를 초래했다. 하나로 뭉쳐서 “고려인삼”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방안을 연구하고 정부에 정책을 요구하며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홍천군인삼경작인협의회”와 같은 단체의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하다.

조일현
현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객원교수
전 홍천횡성지역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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