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대표 작물이자 여름철의 으뜸식품인 옥수수 수확과 판매가 한창이다. 집집마다 온 식구가 상품손질에 여념이 없고 판매를 돕는 농협과 택배회사들은 더없이 바쁘고 고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별히 심을만한 작목을 찾기 힘든 농촌현실을 감안할 때 옥수수는 효자종목임이 분명하다. 어린이부터 어른들까지 수요층이 넓고 많은 옥수수이기에 동네마다 “옥수수축제”가 열리고 있다. 그렇게 인기 좋은 옥수수의 파종과 성장과정, 수확과 수확 후의 옥수숫대 모습을 지켜보면서 필자는 특별한 느낌을 받은 바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어머니가 아기를 업은 것 같은 옥수수

옥수수가 달리면서부터 커가는 옥수수는 보는 이로 하여금 “어머니가 아기를 업고 서있는 모습”으로 변해간다. 수확을 할 때가 되면 옥수숫대는 힘에 겨워 휘는 듯하고 말라붙은 옥수수수염은 어린 아이의 머리와도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런 과정과 모습을 보면서 두 가지 생각을 해보았다. 첫째는 식물인 옥수수도 사람이상으로 종자유지와 번식을 위해서 자신의 본분과 열정을 다한다는 것이며, 두 번째로는 어머니가 자식을 위해서 쏟는 정성만큼이나 희생을 다하는 옥수수라 생각했다. 올해같이 극심한 가뭄 속에서도 옥수수는 자신의 역할을 다하지 않았는가? 우리들의 부모님처럼!

옥수수를 빼앗긴 옥수숫대와 자식을 떠나보낸 부모님

필자는 비교를 해보았다. “일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식물이나 동물, 사람도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그 가운데 옥수수와 사람을 예로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연상해보았다. 옥수수와 어머니는 똑같이 자식을 등에 업고 사랑과 정성으로 희생을 다한다. 하지만 때가 되면 옥수수는 업고 키운 아기옥수수를 사람에게 빼앗기고 만다. 반면 사람은 자식들이 성장하고 나면 부모 품을 떠나서 독립을 한다. 그렇게 자식을 사람에게 준 옥수숫대는 그 순간부터 생기를 잃고 말라가면서 생을 마감한다. 아기를 업고 있을 때는 그렇게도 싱싱하던 옥수수가 말이다.

부모님을 잘 모시고 자주 찾아뵙는 자식, 효도를 다하는 우리가 되자!

아기옥수수를 잃은 엄마옥수수가 시들어가는 모습을 상기하면서 자식을 떠나보낸 후 염려와 걱정으로 지켜보시면서 연로해지시는 부모님의 모습과 심중을 헤아려보자. 부모님께 희생하신 것에 대한 보답을 넘어서 점차 더해져만 가는 고독과 외로움, 힘겨움을 풀어드리고 받들고자 노력하는 우리가 되자. 젊은이가 떠나가고 어르신들만이 지키고 계시는 농촌의 옥수수 수확은 주는 기쁨만큼이나 묘한 여운을 남긴다. 그리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옥수수로부터 받는 기쁨과 교훈

택배회사에는 자식들의 주소와 이름이 적힌 옥수수자루와 박스가 넘쳐난다. 굽은 등으로 지고오신 부모님들의 자식에 대한 정성이다. 밭에서 옥수수를 딴 옥수숫대는 말라가고 아직도 아기옥수수를 업고 있는 옥수수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오늘의 나의 삶은 곧 자식과 후손들에게 교훈이 된다.” 본분을 다하고 시들어가는 옥수숫대를 연상하면서 부모님께서 주신 사랑의 크기와 자식으로서 우리가 해야만 할 효도와 도리를 실천하자!

조일현
현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객원교수
전 홍천횡성지역 국회의원

저작권자 © 홍천뉴스 / 홍천신문 홍천지역대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