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온통 나라가 학교의 일진회 문제로 떠들썩합니다. 전국적인 조직으로 확대되었으며 잔인하기와 동료학생들을 괴롭히는 수법이 성인들의 조직폭력배를 무색케 한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드디어 학교 폭력과의 전쟁을 선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과거에도 학교에는 크고 작은 불량 써클들이 존재해 왔었습니다. 하지만 학교 내에 국한되었으며 고작해야 학교 밖의 자퇴생들과 연계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일진회의 문제는 다릅니다. 조직이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이웃 학교는 물론 전국 단위의 조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행태가 점차 대형화 잔인화 되어 가고 있습니다.
  핸드폰, 인터넷 등의 발달로 점 조직을 통해 회원을 확보하고 관리합니다. 문명의 이기가 가져온 또 하나의 역기능인 셈입니다. 최근 흥행에 성공한 영화나 TV의 인기 드라마는 대부분 폭력을 소재로 하거나 미화하고 있으며 생명을 경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청소년들에게 가치의 혼돈을 가져온 대표적인 사례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어른들이 우리의 청소년들을 병들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청소년 문제의 접근은 관심입니다. 우선 부모님들의 관심이 아이들의 탈선을 막을 수 있습니다. 가정은 세상에서 가장 따듯한 보금자리이어야 합니다. 산업사회의 특징인 바쁘다는 이유로 자녀와 대화의 시간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어떻게 해서든 짬을 내어 대화를 나누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가 어떤 생각, 어떤 행동을 하는지 눈여겨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설마 우리 집 아이는 아니겠지 하는 안일 한 생각이 화를 불러일으키게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 선생님들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합니다. 언제부터인가 학교는 학생들에게 지식만을 전달하는 곳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생활지도와 인성지도는 학력향상에 밀려 뒷전이 되어 버렸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점수만 높이면 된다는 학부형님들의 생각과 함께 선생님들의 교직관에도 큰 변화가 왔습니다. 학생 가르치는 일을 천직으로 알고 2세 교육에 보람과 긍지를 갖기보다는 직업의 한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고장과 같이 외지에서 출퇴근하는 선생님들이 많은 곳에서는 안타깝게도 교외 생활지도는 거의 찾아보기가 어려워 졌습니다.
  다음은 사회의 관심입니다. 사회에서 청소년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그들의 미래를 위해 아낌없이 투자해야 합니다. 후손들을 위한 투자에 인색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청소년들이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놀이 공간을 마련해 주고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체육·문화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제공해 주어야 합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어른의 실종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행여 망신을 당하지나 않을 까하는 노파심 때문에 청소년들의 잘못을 눈감아 주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의 비행을 보거나 알고도 못 본척합니다. 또 어른들이 나무란다고 고분고분 듣는 청소년들도 아닙니다. 이런 청소년들에게 무작정 고함을 지르고 나무라기보다는 친근감 있게 접근해서 잘 못된 점을 지적해 주는 어른들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청소년을 내 자식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이번 기회에 학교 폭력이 완전히 뿌리뽑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학교는 새로운 지식을 얻는 신성한 곳이며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습관을 익히는 학습의 장입니다. 우리의 아들·딸들이 학교를 즐겁고 재미있는, 그래서 가고 싶고 머물고 싶은 곳이 되도록 만들어 주는 일이 어른들의 몫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영욱·횡성여자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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