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덕만 홍천군홍보대사
지난 9월 말 홍천군 평통자문위원들과 난생 처음으로 한국령 독도를 방문했다.

그동안 여러 번 방문을 시도했으나 접안시설 부족과 일기불순 등으로 가지 못했었다.

실제로 독도를 가보니 접안시설이 매우 비좁아 방문객들이 순서대로 장시간에 걸쳐 배에서 천천히 내리고 타야 하는 등 불편했다. 지난해 25만 명이 방문했는데 7만-8만 명이 접안이 어려워 독도 땅을 밟아 보지도 못하고 되돌아갔다고 한다. 접안 후에도 이동공간이 좁고 안전시설도 미비해 자칫하다간 바다에 빠질 수도 있어 매우 위험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최근 예산까지 세워 입도지원 시설물 건설 입찰공고까지 냈다가 갑작스레 철회했다.

사연인즉 외교 분쟁을 우려해 포기했다는 지적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국무회의에서 ‘일본정부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외교마찰을 피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군사시설도 아닌 식수확보를 위한 담수화설비와 파도를 막을 방파제 등 그야말로 방문객을 위해 꼭 필요한 입도안전시설인데도 말이다. 이마저 건립하길 두려워하는 저자세가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아니 분노가 치민다. 윤 장관은 어느 나라 장관인가.

백번 양보해 독도문제로 일본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외교노선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일본은 방위백서에 영유권표기를 10년째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억지 주장할 태세다. 그러나 지레짐작으로 마찰을 피하기 위한 소극적이고 우유부단한 외교자세는 맞지 않다.

부처 간 엇박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6, 7년 전부터 정부가 영유권 강화 프로젝트 일환으로 추진한 이런 시설물 건립을 관계부처 간 협의를 안했다면 큰 문제다. 총리실이 부랴부랴 낸 입찰공고 철회 해명자료에는 ‘안전관리와 환경, 문화재경관 등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인데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는 이런 검토도 안하고 그동안 뭘 했나. 문화재 및 경관문제를 다루는 문화재청과 건립예산을 준 기획재정부도 마찬가지다. 말로만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자고 외치고는 아무런 협의 없이 아주 미숙하게 처리한 꼴이 돼 버렸다.

독도입도지원센터 건립 철회 사태와 관련해 미숙한 업무처리 관련 공무원에 대해서는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민 누구나 편하게 독도를 방문할 수 있도록 당초 입찰공고대로 조속히 접안시설을 확충하기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독도를 사랑하는 모든 국민들의 저항이 거세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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