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천보훈지청장 이인숙
지난겨울 모진 한파를 이기고 아파트 한켠에 살아남은 매화가 어느덧 진한 향을 풍기면서 아름답게 피기 시작한다. 추운 겨울을 이겨낼수록 짙어지는 매화 향처럼 오늘 3.1절의 아침은 겨울하늘의 어두운 장막을 걷어내고 불길처럼 솟아 올랐던 3.1만세 운동의 뜨거운 함성이 다시한번 메아리가 되어 들리는 듯하다.

1919년 오늘은, 조국의 자주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온 겨레가 하나 되어 분연히 일어난 날이다. 일제의 국권침탈에 항거하여 민족대표 33인이 작성한 독립선언서를 통해 대한민국이 자주독립국임을 만천하에 선언했으며, 거리로 쏟아져 나온 사람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외친 ‘대한독립 만세’ 함성은 독립에 대한 열망과 의지를 표출한 민족적 쾌거였다.

3.1운동을 계기로 그동안 산발적으로 있던 독립투쟁이 하나로 결집되었고 약 40여일 뒤인 4월13일에는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되었으며, 우리 민족의 독립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95년 전 독립만세를 외치던 선조들이 보여준 열망과 투지 이는 바로 현재의 대한민국이 서 있는 뿌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침내 우리는 선열들의 거대한 열망을 이어받아 이제 대한민국은 세계 속 자랑스러운 선진 일류국가로 거듭났다. 6.25전쟁으로 황폐화 된 국토 위에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한 산업화에 매진하였고, 땀과 눈물로 이룬 산업화의 터전 위에 민주화의 꽃도 피웠다. 이제 대한민국은 세계 개발도상국들의 경제발전 모델이자 민주주의의 모델이 되었다.

이 모든 결과는 자랑스러운 역사를 물려주신 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며, 이제 우리는 선열들의 자랑스러운 독립투쟁의 역사를 되새기고 그 숭고한 정신을 본받아 다시는 나라를 빼앗기는 치욕의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을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그리고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공헌 위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보훈의 역할이 이 분들을 예우하고 보상해 드리는 데 있지만, 궁극적인 보훈의 목적은 이 분들의 희생과 공헌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의 근간을 지키는 것이다.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에서 경제와 안보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지만 경제만 중요시하고 안보에 무관심하다면 우리가 최근에 직면하고 있는 국내외적 난제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없을 것이며, 더욱이 우리 젊은 세대들은 대한민국의 독립과 호국의 역사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럴 때 일수록 가장 어려운 순간에 일신의 안위를 버리고 조국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신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을 우리 젊은 후손에게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오늘 제95주년 3.1절을 맞아 미래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젊은 세대에게 자랑스러운 독립과 호국의 역사를 바르게 알리고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을 깊이 새겨 흐트러진 국론을 결집하여 선진국으로 도약 할 새로운 결의와 각오를 다짐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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