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온통 황우석 박사의 논문 조작 사건으로 떠들썩합니다.
  물론 아직도 사건이 완벽하고 깔끔하게 마무리된 것은 아닙니다.
  더 밝혀져야 할 진실이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든 전대미문의 논문 조작으로 부끄럽기 짝이 없는 희대의 사건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그동안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는 난치병 환자는 물론 대한민국 국민과 인류에게 희망이었고 특히 황우석 박사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영웅으로 존재해 왔습니다.
  세계적으로 노벨상 대상자로 거론될 만큼 생명공학에 관한 한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었습니다.
  이번 논문 조작 사건을 보면서 지식정보화 시대에 언론 매체를 이용하여 영웅이 탄생되기도 쉽고 거대한 영웅이 한 순간에 몰락하기도 쉽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짧지 않은 기간을  황우석 박사는 대한민국의 영웅으로 지냈습니다. 언론 매체에서 황우석 띄우기에 앞장선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언론 매체를 통해서 씁쓸하게 무너져 내리는 영웅의 뒷모습을 보아야 했습니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검증도 되지 않은 채 황우석 박사에게 너무나 도취되어 있습니다. 그 배경에는 황우석 띄우기에 나선 일부 언론과 함께 무조건적으로 지원을 퍼부은 정부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번 진실 공방의 단초를 제공했던 MBC 문화방송국의 PD수첩은 줄기세포에 대한 문제를 제기 했다가 네티즌들에게 뭇매를 맞아야 했고 국민적 저항에 직면해야 했습니다.
  급기야는 해당프로그램의 광고가 끊기고 PD가 징계를 받았으며 프로그램이 폐쇄되는 처지에 몰리기도 했습니다.
  사회의 지도층 인사들이 전국에 방영되는 TV 앞의 청문회에 줄줄이 불려나와 ‘기억이 안 난다’ ‘모른다’로 일관해 왔고, 정치인들 또한 말 바꾸기를 식은 죽 먹듯 해 오면서 안타깝게도 진실과 정직이 바른 가치로 자리를 잡지 못했습니다. 이번 논문 조작 사건은 우리 사회에 거짓말이 폭넓게 뿌리를 내려온 결과의 산물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 교육도 이번 사건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지식만을 전달하는 교육이 아니라 정직을 생명으로 아는 바른 인성을 기르고 그 바탕 위에 지식과 과학을 가르쳤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학교 교육은 한 문제 더 맞히고, 1점이라도 더 올리는 교육에 전념해 왔습니다. 
  언론에서 지적한 대로 우리나라의 빨리 빨리 국민성도 한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당장 아니면 빨리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중압감에 쫓겼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쩌면 이 사건이 또 다른 우리의 국민성인 냄비정신으로 지금은 온통 난리법석을 떨고 있지만 조금만 시간이 흐르면 쉽게 잊혀지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차제에 우리의 국민성을 바꾸어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발생한 국민들의 허탈감과 청소년들의 충격이 치유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또한 우리나리의 과학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려면 더욱 까다로운 검증 절차를 밟게 될 것입니다. 정부와 언론에서는 국민들의 정신적 공황상태를 극복시켜주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사건이 주는 교훈은 쉽게 만들어진 영웅은 쉽게 무너져 내린다는 것과 진실은 존재하며, 조작과 거짓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사실입니다.
  두 번 다시는 세계인으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부끄러움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영욱·횡성여자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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