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강원도당위원장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객원교수 조일현
어느덧 곱게 물들었던 단풍이 낙엽이 되어 떨어지고 있다. 날씨도 제법 쌀쌀해졌다. 나는 이렇게 추위가 몰려올 때면 두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하나는 돌아가신 부모님의 애틋한 모습이다. 추운 겨울날 산에 가 나무를 해오시던 아버님, 그 나무를 받아서 아궁이에 불을 때시던 정겨운 어머님의 모습도 떠오르지만 기름값이 무서워 보일러 온도를 최대한 낮추어놓으시고 겨울 내내 난방비 걱정을 하시던 기억이 난다. 예나 지금이나 어설픈 농사를 지어서는 겨울철 난방비도 벅찬 것이 농촌의 현실 아닌가?

또 하나는 차를 타고 홍천-춘천간 고속도로를 오고갈 때마다 하이트맥주공장을 바라보면서 느껴지는 감사한 마음과 고마움이다. 왜냐하면 우리 홍천군이 강원도 군단위중에서 가장 먼저 도시가스 공급이 되게 된데는 하이트맥주홍천공장이 결정적 요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17대 국회의원 시절 겨울 난방비 때문에 걱정하는 지역현실을 보면서 난방비로 쓰는 기름값과 도시가스 값을 비교해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 이유는 같은 평수의 난방비를 비교할 때 도시가스 비용이 절반도 안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나는 홍천군과 횡성군의 도시가스 공급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먼저 한국도시가스공사를 찾아가 “가스관이 우리 지역을 지나가는데 왜 공급이 안 되는가”를 따지며 공급을 요구했다. 공사측은 “지역 공급업체가 결정하면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나는 홍천공급업체인 춘천의 강원도시가스와 횡성의 공급업체인 원주 한빛도시가스를 찾아갔다. 그 결과 홍천은 하이트맥주공장이 도시가스를 쓰면 공급을 결정하겠다고 했고 횡성은 당시의 수요로는 안 되고 2010년 정도나 가능하겠다고 했다. 나는 하이트맥주공장을 찾아가서 협조를 요청했다. 답은 아주 간단했다. “불과 1년 전에 벙커씨유 관을 30억 원 가까이 들여 새로 시설을 했기 때문에 곤란하다”였다. 나는 농담 섞인 진담을 했다. “홍천 물을 얼마나 많이 쓰는데 그러십니까? 그렇다면 공장을 옮겨야 하겠네요!”하면서 거듭 긍정적인 결정을 부탁하고 돌아왔다. 3일 후 회사가 도시가스사용을 결정했다는 연락이 왔다. 나는 그 즉시 한국도시가스공사와 공급회사에 통보하고 협력하여 홍천에 도시가스공급을 결정했다. 그리고 감사패를 만들어놓고 홍천 하이트맥주공장을 찾아가 전달하고 감사의 인사를 했다. 그래서 홍천은 도시가스가 일찍 공급되게 되었고 도시가스를 공급받는 가정과 공장은 그 만큼의 편리함과 이익을 보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 날 이후 맥주를 많이 먹지도 잘 하지도 않지만 전국 어느 술자리를 가든 하이트맥주를 먹자고 요청한다. 그 고마움 때문이다.

특별히 오늘은 홍천군민들께 “이왕지사 맥주를 먹을 때는 우리지역 하이트맥주를 마시고 사주고 따라주라”고 부탁하고 싶다. 요즘 우리지역 도시가스 공급을 도와주었던 하이트맥주공장의 사정이 예전만 못 하다는 소식이 들려서만이 아니다. 우리는 되도록 우리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서로 쓰고 사주어야 지역경제가 함께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내 지역 공장이 잘 돌아야 인원도 더 뽑고, 잔업수당도 올라가고, 세수도 늘고, 그런 분위기가 될 때 더 많은 공장이 몰려오고, 홍천시장경기가 살아나야 택시도 돌고 홍천이 발전될 수 있다는 당연한 진리 때문이다.

오늘은 나도 가까운 분들을 모시고 마지막 물드는 예쁜 단풍을 바라보면서 하이트맥주를 마셔봐야겠다. 지난 날 한국도시가스공사에 가서 “만약 우리 지역에 도시가스공급을 안 하면 주민들과 함께 굴삭기로 가스공급관을 파낼 것이다”, “홍천하이트맥주공장이 도시가스사용 결정을 하지 않는다면 공장을 옮겨야만 할 것이다”고 말했던 나의 지나쳤던 표현을 반성하고 회개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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