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입학을 해야 하는 중학교 3학년들의 입시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금년 중3 학생들의 입시일정은 지난해보다 일주일정도 늦춰졌습니다. 전기인 실업계열 고등학교가 1월 6일에, 후기인 인문계열 고등학교가 1월 13일에 시험을 치르도록 되어 있습니다. 물론 지필 평가는 실시하지 않습니다. 고등학교 입학시험은 중학교의 3개년간의 학과성적, 출결, 봉사실적, 수상실적 등을 점수화한 내신 성적으로 선발하게 됩니다.
  우리 고장의 중3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은 매년 이맘때만 되면 자녀의 고등학교 진학문제로 고민과 갈등을 경험하곤 합니다. 우리 고장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들은 대부분 자녀의 성공은 교육이 좌우하고 그 교육은 환경과 분위기에 의해 성패가 결정된다고 믿고 있으며 우리 고장의 학교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고장의 교육환경이 도회지의 학교보다 열악하다고 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은 모든 군민이 관심을 가지면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습니다. 부족하다고 외면한다면 겨우 제자리를 지키거나 오히려 퇴보할 것이 분명합니다. 지역의 학교는 지역 주민이 주인입니다. 주인이 내 것이 좀 부족하다고 해서 팽개쳐 버리고 남의 것에 매달린다면 이는 주인이기를 포기한 것입니다. 
  주지하다시피 지역의 학교는 앞으로 이 고장을 지키며 살아가야 하는 후손들이 대대로 진학하고 공부를 해야 하는 영원한 배움터인 것입니다. 부족하고 미흡한 것이 있다면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기성세대들에게 보완하고 개선해 가야 하는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세대들이 교육은 나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관계자들만의 문제로 생각하고, 지금처럼 외지 고등학교로의 진학을 방치한 채 지역학교 살리기를 외면한다면 후손들에게 큰 죄를 짓게 되는 것입니다. 모두가 외지 고등학교로 진학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대학진학에는 우리 고장의 학교를 진학하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절대 유리합니다. 우선 내신 성적에서 도회지 학교보다 좋은 등급을 받기 쉽고 농어촌 학생 특별전형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지역할당제에 의해 일정한 학력수준만 갖추면 선망의 대상인 명문대학에 진학이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금년도에도 우리고장 홍천여고에서 서울대학에 1차 합격한 학생이 지역할당제에 의한 합격생이었으며 인근지역인 횡성고등학교에서도 2명의 학생이 지역할당제를 통해 서울대학에 1차 합격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최근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교육대학에 군단위 학교의 학생들이 많이 진학하게 되는 배경 또한 내신성적에서의 유리함이 가져온 결과입니다.
  필자는 춘천의 강원사대부고, 원주의 강원과학고등학교에 근무한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경험에 의하면 자신의 고장을 외면하고 타 지역의 고등학교로 진학한 학생들의 성공률은 결코 10%를 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외지의 학교로 진학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입니다. 하지만 도회지 학교에 적응하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중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자신감 넘치게 공부를 했지만 고등학교에서 상위권에 속하지 못하고 중하위권에 머물게 되면 학습의욕을 잃고 좌절하거나 방황하기가 쉽습니다.
  외지 고등학교로의 진학은 지역 경제에도 너무나 큰 손실을 끼치고 있습니다. 이렇다할 외부에서의 수입원이 없는 우리 고장에서 교육이라는 명분으로 타지에 수십억원이 유출되고 있습니다. 손익 계산은 초등학교 학생들도 쉽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역의 학교로 진학하는 것이 꿈을 이루기에도 유리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지름길이 되기도 합니다.
<이영욱·횡성여자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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