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강원도의 혁신도시 후보지 추천이 혁신도시후보선정추진위원회 위원을 중간에 교체하는 등의 진통 끝에 지난주 원주시로 최종 결정되었습니다. 춘천시를 비롯하여 강릉시 등에서는 선정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대대적인 시민 궐기대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시내 곳곳의 도로는 온통 후보도시 선정위원회를 성토하는 문구로 도배가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함께 혁신도시 신청을 했던 우리 고장 홍천에서는 탈락에 대하여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오히려 너무나 조용하여 과연 후보지로 신청을 했던 지역인가 하는 의구심이 날 정도입니다.
  따지고 보면 후보지로 선정이 된 원주시나 춘천시, 강릉시 모두 지나친 욕심을 부리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고장 홍천은 전국에서 시 승격의 0순위 고장입니다. 이농현상과 도시 집중화 현상으로 인한 인구의 유출로 숙원을 이루고 있지 못한 실정이지만 강원도나 국가 차원에서 조금만 관심을 갖고 지원을 해 준다면 정부에서 입버릇처럼 말하는 친환경의 생태 환경 도시를 건설할 수 있는 필요충분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고장이 바로 홍천입니다. 
  강원도에 시가 하나 더 승격되면 강원도로 봐서도 그만큼 유익하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불복종 논란은 원주, 춘천, 강릉 등 강원도에서는 비교적 규모가 큰 도시에서의 소지역주의에 따른 결과입니다. 반드시 내 고장이 되어야 한다는 협의의 근시안적인 접근보다 우리 강원도라는 광의의 미래 지향적인 입장에서 접근해야 모두가 함께 발전할 수 있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 동안 각종 선거 등을 통해 내부적으로 곪아 가는 소지역주의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원주시, 춘천시, 강릉시 등의 후보지 선정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어느 곳이 선정되더라도 상대 도시에서 인정하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제3의 고장인 홍천이 최선의 대안임을 강조합니다.    
  물론 선정 원칙과 선정 방법 등에 대하여 전문적인 내용을 알 수는 없으나 원주의 선정에 대하여는 전문가가 아닌 일반 주민의 입장에서 살펴보아도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최고의 강점으로 꼽는 교통의 접근성 외에는 우리 고장 보다 입지 조건이 좋을 수 없습니다. 원주시는 이미 기업도시로 선정이 되어 인구가 30여만명이 넘는 거대도시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균형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도 원주시의 혁신도시 선정은 기업도시와 중복되어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뿐만 아니라 원주시는 도시의 발달 조건인 물이 매우 부족합니다. 이미 현재의 도시 기능을 유지하기에도 조차 어려운 상태입니다.
  강릉시에서는 차제에 분도를 거론하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수도권의 집중을 막고 지역의 균형 발전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혁신도시 선정이 오히려 지방의 소지역주의를 부추기고, 지역주민간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강원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모습으로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필자는 지난번 혁신도시 유치와 관련한 기고에서 홍천군이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과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성숙한 민주시민의 정신으로 승복해야 한다는 논지의 의견을 피력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원주시의 선정에는 지역적으로 많은 문제점이 있고, 선정과정에서의 불공정 문제 등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상황 속에서 우리의 홍천군에서도 강 건너 불 구경하듯 할 것이 아니라 보다 능동적, 적극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이영욱·횡성여자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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