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문화체험 소설가와 시인과 함께 추억거리 만들었어요”
부모님께 엽서쓰기, 산길걷기, 산속의 동행, 500년 밤나무 등 ‘인기’


   홍천문화원(원장 김상옥)의 문화체험이 2005년 홍천 관내 각 학교와 주민들에게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홍천문화원은 금년 복지기금지원사업으로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문화체험을 기획하여 전반기에는 기존의 지역주민·학생·군인·복지시설 등을 대상으로 홍천역사탐방을 통해 지역 문화유산을 홍보해내는가 하면, 하반기에는 새로운 문화유형인 테마 프로그램을 기획 응모하여 우수 프로그램에 선정 관내 각 학교와 지역주민들에게 국무총리복권위원회와 문화관광부, 전국문화원연합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문화체험을 추진하고 있다.
  전상국 소설가와 함께하는 ‘내고향 내소설 동행 문학현장 체험과 희망을 찾아가는 길’이란 부제가 붙은 문화체험에는 향토작가들도 동행하여 양덕중, 동화중, 팔렬중, 두촌중, 서석고, 지역주민 등 600여명이 참여하였고 이번주 9일에도 내촌중학교 전교생이 참여할 계획이다.
  프로그램은 홍천출신 소설가 전상국 강원대 명예교수의 196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처녀 등단작품인 여로형 소설 ‘동행’의 무대인 내촌면과 서석면의 현장을 찾아 전 교수와 함께 동행과 희망을 이야기 하며 소설에 나오는 지명을 확인하고 강과 산에서 야생화와 들풀을 이야기하고 산속에서 향토시인과 학생들의 즉석 시낭송과 장기자랑 등 톡톡 튀는 이벤트를 가미하는 등 삼행시 오행시 짓기를 통해 참가자들과 마음의 문을 연다.
  금년들어 가장 추웠다는 지난 5일 서석고등학교 학생들과는 학교에서 소설 ‘동행’의 시청각 자료를 관람하고 향토작가와 전상국 소설가가 학생들과 동행의 의미를 되새기며 주말에 내린 하얀 눈길을 걸어 서석면 큰구든치 고개를 넘고 내촌면 물걸2리 구 신촌분교 앞의 500년이 넘는 밤나무 아래서 문학 작품의 이해와 지역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한 뒤 전교수가 태를 버린 물걸1리로 이동하여 동창마을의 유래와 함께 기미만세공원, 물걸사지의 보물 541호~545호를 전상기 홍천향토문화연구소장으로부터 자세히 설명 받은 뒤 뚝방과 징검다리를 건너 추억을 만들었다.
  정보화마을인 동창마을회관에서 중식을 하고 부모님과 선생님께 엽서를 쓰고 삼행시를 짓고 소설속에 등장하는 와야리로 이동하여 눈 내린 산길을 걸었다. 매서운 칼바람 속에서도 학생들과 진행자들은 소설의 주인공 억구와 키 큰 사내가 걸어갔을 산길을 거스르며 밭길과 도랑과 산길을 뒤뚱뒤뚱 걸어 억새꽃이 핀 산마루에 다다른다. 오르는 길에는 산꽃도 찾아보고 작가들과 시인들과 두런두런 다정한 동행인이 되어 이야기가 오간다.
  동행인 모두가 산마루에 자리를 잡자 시인이며 홍천문화원 사무국장인 전상범씨가 진행을 한다. 동행과 희망에 대하여 참가자들과 편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시인들의 시낭송이 이루어지고 학생들도 선생님들도 시를 암송하거나 장기자랑으로 분위기를 돋우며 점심때 쓴 편지와 삼행시도 발표하여 문학이 있는 산속 작은 무대를 만든다. 이어 전상국 소설가가 ‘나는 행복합니다’로 말문을 열고 구수한 입답으로 정성스레 학생들과 작품속으로 몰입한다. 억구와 키 큰 사내가 되어 숲 속에는 모두가 소설속의 주인공이 되고 등장인물이 된다.
  동행에 참가한 김정민(양덕중 교사)씨는 소감문을 통해 ‘늘 보던 오이 덩굴, 늘 보던 쑥부쟁이, 늘 보던 소나무였는데도, 그날따라 아이들은 눈앞에 보여지는 모든 사물들이 좀더 다르게 좀더 낯설게 보여졌나 보다. 평소 수업 시간에는 별로 말도 없고 별로 독창적이지도 않았던 친구들이 소설가 앞에선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맑고 투명한 눈빛으로 다정하게 이야기하고, 물어보고, 제 속내를 스스럼없이 드러내는 것이었다. 놀랍기도 하고 대견스럽기도 했다’며 우리에게 새로운 만남과 인연을 만들어줌으로써 '동행'의 소중함과 필요성을 느끼게 해 준 체험이었다고 말했다.
  김은지(동화중 3)학생은 “비가 와서 조금은 불편했지만 전상국 소설가와의 동행은 유쾌하고 상쾌하고 즐거웠다. 알지 못했던 동창마을, 기미만세공원, 물걸리, 여러가지 꽃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너무 유익한 하루였다. 그리고 내겐 소중한 추억이 담긴 특별한 하루였다”고 밝혔다.  
  진행에 참가했던 민현숙 아동문학가는 “기획이 매우 꼼꼼한 프로그램으로 재밌게 움직이는 현장진행형의 체험 프로그램”이라며 “참가 학생들이 엽서쓰기와 즉흥적 시낭송과 백일장을 하는 모습을 보며 동행의 색다른 모습을 발견하는 소중한 시간들이 되었다”고 전하였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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