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농어촌공사 홍천‧춘천지사장 최현수
지난해 11월의 농림식품부와 농협경제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사료곡물 포함)이 지난 1990년 43.1%에서 2012년에는 22.6%까지 떨어지면서 20년 사이 반 토막으로 하락했다. 이 수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34개국 중 28위로 최하위 수준이며 22.6%의 자급률 중 쌀을 제외하면 그 외 곡물의 자급률은 불과 3.4%에 불과한 실정이다.

반면 캐나다 180%, 프랑스 174%, 미국 125%, 독일 124%, 영국 101% 등 구미 선진국들의 식량자급률은 100%를 넘으며 우리와 여건이 비슷한 일본의 경우도 40%의 자급률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인구의 절반이 주식으로 삼고 있으며 우리에게 있어서도 삶 자체라고 말할 수 있는 쌀의 자급률 역시 1990년 108.3%, 2005년 102%에서 2012년에는 83%까지 떨어졌다.

미래에는 식량이 무기이고 이에 따라 식량안보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전쟁이 없을 때에도 국방력을 유지해야 하듯, 국가안보 차원에서 식량생산기반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70년대 식량 파동 시 곡물생산량이 3%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쌀가격은 370% 급등하였고 80년대 냉해발생 때에는 우리나라 곡물수입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던 미국곡물회사 카길이 평균 쌀가격의 3배를 요구하였다는 점은 굳이 농산물 수요공급의 탄력, 비탄력성을 운운하지 않더라도 식량생산기반이 미흡할 때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국가차원에서 우량농지의 확보, 유지 및 농업생산기반시설의 철저한 유지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말해준다.

현재 우리의 주곡인 쌀을 생산하는 수리답(농업수리시설을 이용하는 농업용지)은 79만ha인데 그 중 52만ha(66%)를 한국농어촌공사에서 관리하고 있고, 나머지 27만ha(34%)는 지자체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이 농지에 용수를 공급하는 농업기반시설의 노후화가 심각하다.

농업기반시설은 농업용수 이용에 필요한 보, 수문, 저수지, 수로, 양수장 등 각종 시설물로서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기반시설 13,450개중 30년 이상 된 것이 11,775개소로 전체의 87.5%를 차지하고 있다.

그 중 저수지만 보더라도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규모가 큰 3,370개소(지자체 관리포함 18,300개소)중 30년 이상 된 것이 86%(2,900개소)이고 45년 이상은 71%(2,385개소)로서 노후화로 인한 안전 문제뿐만 아니라 점증하는 기후변화에 따른 재해피해 문제 또한 날로 커지고 있다.

국가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잘 인식하여 안전진단을 거친 D등급의 시설물에 대하여 해마다 시설물 개보수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데 2012년에는 3,700여억 원이 투입되었고 2013년에는 4,300여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지만 많은 노후 시설물을 개보수 하는 데는 역부족으로 안정된 쌀 생산을 위한 농업기반시설물의 적절한 기능유지를 위하여는 년 7,000여억 원 정도가 투입되어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또한, 13,000여 시설의 유지관리에 소요되는 연 3,300억 원의 유지관리 비용 중 2010년 까지는 연평균 1500억 원(전체의 45%)씩 지원되었으나 2011년에 전액삭감 되었다가 2012년 770억 원(전체의 23.3%) 지원에 그친 국고보조액의 증액 지원 또한 적절한 유지관리를 위하여 꼭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어느 경제학자가 한 다음의 한마디가 시사하는 점을 곱씹어 봐야 한다.
“선진국은 농업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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