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기문 평택대학교수
(예비역 중장)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북한지역에서 발굴된 6.25전사자 유해 12구가 돌아왔다.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공항에 나가서 최고의 예우를 갖춰 전사자들을 맞이했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가장 먼저 생각하게 하는 것이 6.25전쟁 희생자들이다. 미군 32,933명도 전사했다. 대한민국이 누란의 위기에 처했을 때 미군을 비롯한 유엔군이 한국을 구해주었던 것이다.

미국은 6.25전쟁에서 대한민국을 구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휴전 후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제하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 동두천과 오산에 위치한 미 제2사단과 미 제7공군은 초기작전의 강력한 응징력과 함께 인계철선(Tripwire)적인 역할을 한다. 일본 요코스카항에 있는 미7함대는 유사시 항공모함 5척을 동해와 서해로 전개시킨다. 항공모함 한 척에는 80여대의 전투기를 싣고 다닌다. 항공모함 1척만 원산앞바다에 정박하면 거대한 비행장을 적 후방에 설치하는 효과를 가진다. 미7함대 핵잠수함에 있는 토마호크 미사일이 동해바다 깊이에서 발사되면 김정은 집무실 유리창에까지 탄두를 정확히 집어넣을 수 있다. 세계 모든 나라 군대를 합쳐도 미국군대를 못 따라간다. 한반도에서 이러한 미군의 전쟁억제능력이 있기 때문에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를 계속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미동맹은 더욱 중요하다. 핵은 핵으로써 대응해야 한다. 대한민국도 핵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핵을 만들면 북한같이 국제적인 제제가 들어온다. 우리는 수출을 해서 먹고 살기 때문에 국제적인 제제를 받으면 하루아침에 말라 죽게 된다. 그래서 미국은 우리가 핵을 개발하지 않는 조건으로 핵우산을 씌워주겠다는 것이다. 비가오면 우산을 써서 비를 피하듯이 북한의 핵 공격이 있게 되면 미국이 대신 막아주겠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오늘날과 같이 경제와 민주주의가 발전하게 된 것도 한미동맹의 영향이 크다. 박정희 대통령시절 우리는 독일로부터 차관을 얻고, 유리한 조건으로 미국시장에 물건을 수출함으로써 경제발전을 이룩했다. 굳건한 한미동맹이 있었기 때문에 해외투자자들이 마음 놓고 한국에 투자를 했다. 국가신용도가 떨어질 위기에 처할 때도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철벽같은 한미동맹을 보고 신용등급을 A2에서 A1으로 상향 조정해 주었다. 한미FTA는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해주고 있다. 자유민주주의체제인 미국의 도움으로 짧은 기간에 민주주의도 정착시킬 수 있었다. 미국은 사회주의와 독재체제를 용납하지 않는다. 미국이 한국으로 하여금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확고하게 안착시키도록 영향력을 미친 것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종북 보다는 종미(從美)가 문제”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 1990년대 중반 북한은 300만이나 되는 주민을 굶겨 죽였다. 이 지구상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3대 세습 봉건왕조체제가 북한이다. 종교에서 “하나님 아버지”하듯이 북한은 김일성 아버지, 김정일 아버지라고 부른다. 세계종교관련 통계를 조사해 공개하는 “어드히런츠(Adherents)는 북한주체사상이 세계 10종교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북한을 추종하면서 “종미”운운하는 것은 한미동맹을 잘못 이해한데서 나온 것이다.

현대는 완전한 자주국방을 하는 나라는 없다. 국제적인 동맹으로 국방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도 월남, 이라크, 아프카니스탄 전쟁에서 동맹군들과 함께 전쟁을 했다. 우리가 완전한 자주국방을 하려면 더 많은 국방비를 투입해야 하고 우리 아들, 딸들은 5년 이상 군복무를 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지정학적 여건으로 볼 때 한미동맹은 주변 강대국들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하는 보장장치이다. 통일에 이르는 과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통일 이후에도 한미동맹은 우리의 국가적 생존과 번영에 큰 연관을 갖게 될 것이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한미동맹을 다시 음미하면서 전쟁을 억제하면서 평화적인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길은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해 나가는 길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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