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에서는 매화와 벚꽃이 지고 있다는데 위쪽에서는 이제야 목련과 벚꽃이 조금씩 피고 있습니다. 세계지도를 펼치고 우리나라를 찾아보면 정말 작지만 같은 봄날이라도 꽃이 피고 지는 시기라든가 여기는 맑은 하늘인데 다른 곳은 비가 온다는 얘기를 들으면 우리나라 땅덩어리가 꽤 넓구나 하는 생각을 새삼스레 합니다. 동일한 공간에 대해 좁게 느끼거나 넓게 느끼는 것은 모두 우리의 마음 때문이겠지요. 봄날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는 봄꽃들도 조금씩 시들어가다 결국 바람에 흩날려 떠나가듯 우리를 둘러 싼 모든 것과 우리들 자신조차도 매 순간 변해가고 있다는 세상의 진리를 자꾸만 잊고 삽니다. 눈에 보이는 물질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이나 생각도 변하는 것이 순리인데 “그러면 안 돼”라며 붙잡으려 하는 것은 자연의 질서를 외면하고 싶은 인간의 나약한 마음이 아닐까요?

몸을 구성하고 있는 기본 단위는 세포입니다. 뼈세포, 근육세포, 혈액세포, 신경세포 등등. 우리가 인식하지 못해도 그 수많은 세포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생겨나고 성장하고 소멸하며 자신들의 인생 주기를 따라 열심히 쉬지 않고 활동합니다. 덕분에 우리는 생각하고 말 하고 걷고 뛰고 사랑이나 미움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지요. 그 중에 한 부분이라도 삐끗하면 정상 궤도를 돌던 행성이 궤도를 이탈하듯 일상이 흐트러지고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들이 눈앞으로 닥칩니다. 그리고 그제서야 내 몸이 여태껏 군말 없이 삶을 지탱해줬구나 하는 절실함과 고마움을 느낍니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높은 선반에서 짐을 내리다가 허리나 어깨에 갑자기 통증이 생기기만 해도 한동안은 손쉽게 하던 행동들이 어려워집니다. 당연히 예민해지고 짜증이 납니다. 하물며 목이나 허리뼈 전체에 문제가 생겨 꼼짝도 할 수 없다면 그 얼마나 암울하며 자기 자신을 부정하고 싶겠습니까?

몇 년 전에 봤던 ‘잠수종과 나비’라는 영화가 생각납니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는데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영화이기도 합니다. 줄거리를 대략 살펴보자면, 프랑스의 유명한 패션 잡지의 편집장이던 주인공이 아들과 함께 자가용을 몰고 외출을 하다가 갑자기 호흡곤란을 느끼며 기절을 했는데 깨어보니 낯선 병원에 누워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눈앞을 오가는 의료진들을 보며 어리둥절하여 뭔가를 묻고자 하지만 도무지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의식이 돌아온 그에게 들려오는 얘기는 생시라고 믿을 수 없는 황당한 내용입니다. 하루아침에 전신을 움직일 수 없게 되었으며 그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눈동자와 눈꺼풀을 움직이는 것 뿐 이라는 처참하고 냉정한 현실이었지요. 하루아침에 삶의 구렁텅이로 내쳐진 그가 언어치료사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의사를 전할 수 있는 방법은 알파벳을 하나하나 짚어주면 원하는 곳에서 눈을 깜박여 단어를 만들어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려 천신만고 끝에 그가 만든 첫 한마디는 바로 “죽고 싶다”였습니다. 그러나 누가 보더라도 살고 싶지 않은 지옥 같은 상황에서 본인도 모르게 삶의 열정이 끓어오르고 마침내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써 내는 기적이 일어납니다. 실제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각색이야 했겠지만 그가 전신불구의 장애인이 되었고 눈을 깜박여 책을 쓴 것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그의 이야기가 이 세상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 그리고 불굴의 의지를 전했을지 보지 않아도 능히 알 수 있겠지요?

이번 주 금요일, 4월20일은 장애인의 날입니다. 예전에 비해 좋아졌다고는 하나 아직도 우리 사회는 장애인들이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환경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실은 몸의 장애보다 마음의 장애가 더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다들 잘 알고 있을 텐데 여전히 몸의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은 별나고 까칠합니다. 그 날 하루쯤은 남에게 늘 향해 있는 시선을 돌려서 자신을 솔직하게 들여다보며 내 마음속의 장애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시간을 한번쯤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요가 수련을 하는 분들이라면 아사나 수련과 호흡 수련으로 몸과 마음을 안정 시킨 후 차분하게 앉아 숨을 고르고 생각해보시면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 방법 ◀
1.배를 대고 엎드립니다. 두 팔을 어깨 높이로 벌립니다.
2.턱과 어깨를 바닥에 고정시키고 두 다리를 붙입니다.
3.숨을 마시면서 왼쪽 다리를 위로 들어 올립니다. 숨을 내쉬면서 오른쪽으로 넘깁니다. 이 때 무릎을 살짝 구부려 힘을 뺍니다.
4.자연스럽게 서너 번 숨을 쉬며 유지합니다.
5.숨을 마시면서 다리를 가운데로 하고 천천히 내립니다. 오른쪽으로도 한 후 잘 안 되는 쪽으로 한 번 더 합니다.
▶ 효과 ◀
1.허리 아래쪽을 튼튼하게 하여 요통을 없애고 엉덩이 부위의 뻐근함을 덜어줍니다.
2.골반의 차이를 바로 잡는 데 도움이 됩니다.
3.자궁이나 전립선 등 비뇨생식기가 튼튼해집니다.
▶ 참고 ◀
1.자세를 하는 동안 턱과 어깨를 바닥에 붙입니다.
2.다리를 더 많이 넘기려고 무리하게 힘을 주지 않도록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3.평소 허리가 자주 불편한 분들은 이 자세를 여러 번 되풀이해도 좋습니다.

■ 사진 출처 및 참고한 책 _ 이연주, <척추가 바로 서면 성적이 오른다>, 홍익요가연구원, 2011
■ 글쓴이 _ 장영세 선생님은 현재 사단법인 홍익요가협회 부회장으로 계시며 연세대학교 간호학과를 졸업한 후, 신촌 연세의료원에서 근무하셨습니다. 저서로는 <스승 곁에 앉다>, <신나는 태극 어린이 요가(공저)>, <요가 무작정 따라하기>가 있으며, 2008년부터 현재까지 <KBS 월간 비타민>에 요가 칼럼을 기고하고 계십니다.
홍익요가협회(www.hongikyoga.org) 02-333-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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