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방부에서는 가혹행위 근절을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고 합니다. 어떤 대책인지 사뭇 궁금합니다. 근절 대책안이 발표되는 날 모 부대에서 고참병으로부터 구령소리가 작다는 이유로 기합을 받은 사병이 목을 매 자살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는 우리나라 국군 훈련소의 상징인 논산훈련소에서 중대장이 화장실 청소상태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훈련병들에게 인분을 먹였다는 보도가 사회적인 충격을 던져주기도 했었습니다.
 지금은 어떻게 해서든 군대를 가지 않으려고 백방으로 애를 쓰는 세태이긴 하지만 과거에는 ‘남자는 군대를 갔다 와야 사람이 된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씩씩한 기상과 함께 투철한 국가관은 물론 부모에 대한 고마움을 알고 집단생활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습관을 익히기에 더 없이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자녀가 군에 입대를 하지 않기 시작하더니 군에 가지 않는 사람을 ‘신의 아들’, ‘장군의 아들’로 부르며 부러워하는 풍토가 생기고, 급기야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군입대를 기피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 연예인과 운동선수들이 무더기로 문제를 일으킨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군대의 생명은 군기입니다. 계급사회에서 군기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명령과 복종이 분명해야 합니다. 군기는 짧은 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을 두고 강력한 훈련을 통해서 형성되어지는 것입니다. 부대에도 전통이 유지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끓는 피를 지닌 젊은 청춘들에게 위계질서가 서 있지 않으면 군대가 아니라 사고뭉치 조직이 될 것은 너무나 자명합니다.
 현대전에서 전투력의 축은 부대의 화력(첨단무기)과 함께 군인들의 정신력입니다. 이 두 축이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아무리 무기가 우수하다고 해도 정신력이 해이해져 있으면 오합지졸이며 반면 정신력이 제아무리 강하다 해도 무기가 신통치 않으면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없습니다. 정신력은 강인한 훈련에 의해서만 길러질 수 있습니다. 훈련의 강도가 곧 정신력의 바로미터일 수는 없겠지만 강한 군대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강도 높은 수준의 훈련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학교에서나 기업에서 해병대를 찾아 훈련을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국민은 백전백승의 강한 군대를 원합니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그렇다고 가혹행위를 두둔하거나 미화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다만 점점 나약해져가는 어린 세대들에게 강한 신념과 의지력을 키워주기 위한 노력을 기성세대들이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인내심이나 끈기력은 평소 가정에서부터 길러져야 할 것입니다.
 물론 군부대도 변해야 합니다. 훈련 프로그램도 변해야 하며, 부대의 지휘관들이 병사들을 지휘하는 방법도 개인의 인권이 존중되는 가운데 강력한 통제력을 발휘될 수 있어야 합니다. 부대 내 사병들간의 관계도 상하관계의 바탕에는 끈끈한 형제애가 형성되어야 합니다. 나라를 지키러 간 남자들이 나약한 정신력으로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일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이영욱·횡성여자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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