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목요일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되었다. 홍천에서도 3년째 고사장을 설치하고 홍천고와 홍천여자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에서 598명의 우리고장 학생들이 그동안 쌓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시험을 치뤘다. 그동안 대학진학을 목표로 쉼 없는 정진을 해온 수험생들의 노력을 치하한다. 무엇보다 뒷바라지에 온갖 정성을 쏟아온 부모님들의 노고와 선생님들의 지도에도 격려의 박수를 보내드린다.
   이제 수능은 끝났다. 성적발표는 11월30일에 한다. 지난해에 비해 훨씬 쉽게 출제된 난이도가 수험생들에게 희비를 달리하고 있다. 기대 이상의 성적을 기다리는 학생도 있을 테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받아 걱정하는 학생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어쩔 수 없는 성적이다. 성적에 맞게 대학과 전공학과를 선택하는 일이 남아 있다. 꼭 좋은 대학을 진학해야만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학과의 선택과 수준에 맞는 대학에서 좋은 학점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직 수학능력시험이라는 목표만을 위해 노력해온 수험생들에게 이제부터가 중요한 시기다. 우선 당장 시행되는 학교의 기말고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학교 생활기록부는 죽어서도 자료가 남는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소홀해서는 안 된다. 수학능력시험은 대학에서 공부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으로서 입학 사정을 하는데 기준이 되는 자료일 뿐이다. 따라서 이 결과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목적의식이 없는 고3 학생들은 대학진학을 위해 바쁜 일정을 보내면서도 넘쳐나는 시간에 방황의 시간을 보내기 쉽다. 그동안의 여정이 감내하기 힘들었으므로 휴식도 필요하고 방황도 피할 수 없는 과정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는 대단히 잘못된 착각이다. 대학을 진학하는 이유는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갖고 삶을 보다 윤택하게 살아가기 위함이다. 
   요즘 취업이 하늘의 별따기와 같다고 한다. 대학 진학의 관문은 넓다. 고3 수험생보다 많은 입학정원의 기현상이 우리나라의 모습이다. 명문대학의 진학은 힘들지만, 원서만 내도 진학하는 대학들도 있다. 주로 전문대학이다. 하지만 취업의 문은 대단히 좁다. 대학에서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따라서 손에서 책을 놓을 틈이 없다.
고3 학생들은 벌써부터 여러 형태의 종류로 나뉜다. 이미 수능시험 결과에 관계없이 대학 진학이 최종 결정된 학생, 1단계 합격을 하고 수능의 최저 학력 기준 통과를 기다리는 학생, 수능 성적으로 정시에 입학원서를 내야 하는 학생들로 구분된다.
   이미 진학이 결정된 학생은 전공분야와 관련된 기초 학문의 선수학습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대학 4년간은 물론 평생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학문이다. 기초를 튼실하게 해 놓아야 한다. 강남이나 특수목적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진학한 학생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 교육여건이 열악한 학생들에게 주는 농어촌 특혜는 대학 입학에만 적용되는 것이지 대학생활이나 취업에서도 특혜를 주는 것은 절대 아니다.
   최저 학력 기준을 맞춰야 하는 과제가 남은 학생도 최종 합격한 학생과 같은 준비를 해야 한다. 이미 전공할 학과를 정해서 지원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수능시험 결과 최저 학력기준을 맞추지 못했을 경우를 대비하여 정시에 지원해야 할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고 논술 및 구술면접시험 준비를 해야 한다.
   정시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은 수능 성적에 따라 지원하는 대학을 결정해야 하므로 자신의 적성과 능력 그리고 소질에 맞는 대학을 모집군별로 다양하게 확보해 놓고 학과별 전형방법에 따른 논술, 구술, 면접 준비를 해야 한다. 정시에는 가, 나, 다 군의 3차례에 걸쳐 지원할 수 있다. 정시 이후에는 또 다시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점을 유념해 가급적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고장의 미래인 젊은이들이 방황하지 않고 건전하고 건강하게 수능 이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학교는 물론 가정과 사회 그리고 지자체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자칫 학교만의 문제로 접근한다면 이는 시대착오적인 생각이다. 이들은 예비 사회인이다. 계획을 세워 방황하지 않고 내일을 설계하고 준비하면서 유익한 생활을 하도록 어른들이 챙겨 주어야 한다.
이영욱 홍천고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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