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 하면 비가 온 여름 내내 햇빛을 보지 못했던 과실들이 한껏 익어가며 달콤한 향기를 퍼뜨리는 가을의 한가운데입니다. 뺨을 스쳐가는 바람은 좀 차갑지만 반짝이는 햇살은 지붕위에 따사로이 내려앉습니다. 파아란 창공을 수놓으며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잠자리의 비행에 잠시 한 눈을 파는 오랜만의 여유도 갖는 오후. 두어 장 밖에 남지 않은 달력을 들추어보며 곰곰이 생각합니다. ‘이미 넘겨진 달력에 새겨진 수많은 날들을 과연 나는 무엇을 하며 보냈는가? 먹고 사는 행위를 내세워 짐짓 모르는 척 스쳐 지나가버린 것이 얼마나 많이 있었을까? 늘 머리를 짓누르는 스트레스와 고민들로 뒤섞인 하루 일과를 돌이켜보며 반성하고 내일의 새로운 자신을 준비하는 시간을 제대로 가져본 적이 있었나? 에이 모르겠다. 골치 아프니 내일 생각하자며 잠속으로 도망간 적은 또 얼마나 많았을까?’ 그렇게 숙제를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한 해가 저무는 때가 저만치 보이는 요즘에 와서야 후회와 미련으로 흘러간 시간을 안타까워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내 아직 남아있는 날들에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후회를 덜 하는 길이라고 결론을 내리며 스스로를 다독입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이 들어맞는 경우도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요. 십 수 년이 넘는 세월동안 매일 요가수련을 하며 느끼는 건데, 요가수련의 경우엔 모로 가다보면 전혀 엉뚱한 곳에 도착하는 확률이 더 높은 것 같습니다. 요가가 인도에서 서양으로 건너가 매사에 합리적인 근거를 따지고 실험 결과 수치와 과학적인 증명을 들이대야 고개를 끄덕이는 외국인들을 매료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요가가 철학적이고 과학적인 수련체계이기 때문입니다. 수 년 전 우리나라를 휩쓸고 지나간 요가 열풍이 다이어트와 몸매 만들기의 수단으로서만 여겨졌던 현상과는 접근하는 방식에서부터 달랐던 것이지요. 그래서 그들은 요가의 운동법(아사나, Asana), 호흡법(프라나야마, Pranayama) 그리고 명상(Meditation)을 따로따로가 아닌 하나로 이해하여 철학이나 의학, 심리학 등의 분야에서 다용도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요가의 생명력도 길 수 밖에요. 그와는 반대로, 자고 일어나면 우후죽순마냥 요가원이 들어서다 어느 순간 소리 소문 없이 문을 닫은 우리의 현실은 이미 시작부터 예고된 결말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요가 하니 살이 얼만큼 빠지더라, 안 빠지더라가 수련을 배우는 대부분의 계기가 되었던 과거를 흘려보내고 이제는 스트레칭이나 운동으로서만 아니라 마음을 안정시키고 편안하게 하며 나아가 의식을 확장시키는 요가의 드넓은 세계를 느끼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어떤 일이든 시작할 때 기초를 단단히 다져야 그 위에 다양한 내용과 성과를 쌓을 수 있습니다. 기초 공사 과정에서 부실했던 이유로 아파트나 다리가 무너지는 일이 심심찮게 일어나듯이 요가 수련을 배울 때도 기초 자세부터 차근차근 몸에 익히는 것이 수련의 효과를 최대화하고 한 단계씩 발전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입니다. 요가 운동법의 목적은 인체의 근육이나 신경 그리고 장부들이 해부학적으로 올바른 위치와 형태를 유지하며 각각의 기능을 원활하게 수행하는 것, 그리하여 몸이 건강해지고 마음과 정신이 흔들리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척추는 원래의 곡선을 유지하며 똑바로 서서 몸의 기둥 역할을 해야 하며 신경계는 자극과 이완을 적절하게 조절하여 몸속의 오장육부가 제대로 돌아가도록 해야 합니다. 요즘은 초등학생들조차 허리가 옆으로 휘는 척추측만증(Scoliosis) 증세를 보이는 사례가 많습니다. 척추는 옆에서 봤을 때는 두 번의 만곡을 가진 곡선이며 뒤에서 보면 일자로 쭉 늘어선 직선입니다.
   오늘 같이 해보실 단다사나(막대 자세)는 척추의 원래 모양을 회복하여 올바르게 앉을 수 있도록 하며 동시에 흐트러진 마음까지 다잡는 가장 기초적인 자세입니다. 겉으로는 쉬워 보이더라도 자주 반복하여 몸과 생활의 중심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 방법  1.두 다리를 앞으로 뻗어서 앉습니다.
              2.손바닥을 엉덩이 옆 바닥에 대고, 손가락이 발쪽을 향하게 합니다.
              3.팔을 펴고 등을 수직으로 세웁니다. 15초-20초 동안 그대로 머무릅니다.
▶ 효과  1.바른 자세에 대한 감각을 익힐 수 있습니다.
              2.모든 앉아서 하는 자세를 준비합니다.
              3.허리의 힘을 기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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