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소년은 물론 초등학교 어린이들의 욕설 사용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다. 걱정이다. 말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진화를 반복한다. 하지만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변화여야 한다.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어린이들이 학교 안팎에서 상스런 욕설을 죄의식 없이 마구 사용하는 것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학생들의 언어 사용에 대한 문제가 심각해지자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칼을 빼 들었다. 욕설을 상습적으로 사용하는 학생에게는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도록 하는 방안이 강구되고 있다고 한다.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 성과도 크게 기대되지 않는다. 부모는 물론 학교 선생님들 그리고 어른들 모두가 관심을 갖고 고운 말을 쓰도록 챙겨주어야 한다.
   말에는 향기가 있다. 예부터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 말의 중요성을 표현한 말이다. 사람들은 말 한 마디로 용기를 얻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한다. 무심코 한 말에 평생 상처를 받기도 한다. 말은 혀를 움직여서 하게 된다. 조물주는 혀를 이와 잇몸으로 감싼 것도 부족해 입술로 다시 한 번 감싸 말을 함부로 하지 못하도록 장치를 해 놓았다.
   말에는 말하는 사람의 품격이 담겨 있다. 말은 자신의 인격을 상대방에게 나타내는 중요한 표현 수단이다. 아무리 입이 거친 사람도 연인과 연애를 할 때는 예쁜 말만 골라서 하려고 애쓴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욕설을 사용하지 않는 것도 품격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요즘과 같이 상스런 용어를 일상생활 속에서 마구 사용하게 된 배경에는 어른들에게 상당한 책임이 있다. 어른들의 언어 사용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답습되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무심코 쓰는 말들을 어린이들은 그대로 흉내를 낸다.
   요즘 생활의 대세인 인터넷이 욕설을 전파하는 매체로 작용하고 있다. 인터넷이나 핸드폰의 문자는 빠르게 사용하기 위해 줄임말을 쓰고 있다. 면대 면이 아니고 기계를 이용하게 되면서 익명성이 보장되자 정제되지 않은 무분별한 언어나 글이 사용되고 있다. 상대방을 보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애와 어른의 구별이 없다.
   우리나라는 대화를 나눌 때 나이를 따지는 문화가 있다. 나이 많은 사람이 나이 어린 사람에게는 하대를 하고, 나이가 어린 사람은 많은 사람에게 존칭을 사용한다. 좋은 문화라고 보기는 어렵다. 상호 존칭이 가장 좋은 언어 사용이다. 특히 어린이라 해도 잘 모르는 경우 존칭어를 사용해 주는 것이 좋다.
   미디어의 발전 또한 상스러운 용어를 사용하는 직접적인 배경이 되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조폭 영화는 육두문자의 상스러운 욕설이 상용어이며 일반 영화에서도 욕설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 등에는 심의위원회가 있어서 사용되는 언어나 장면이 부적절할 경우에는 심의과정에서 통과시키지 않거나 삭제되는 경우가 있음에도 버젓이 방영되고 있는 것은 만든 사람과 함께 이들의 책임이다.
   한때 선거철에 욕쟁이 할머니가 영웅처럼 선거 전략으로 텔레비전에 나오기도 했다. 인터넷의 유명 강사들도 강의 도중에 욕설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이런 사람들이 인기 강사로 대접 받는 풍토가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다.
   상스런 욕설을 사용하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그 말의 의미를 알거나 이해하고 사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습관적으로 의미 없이 사용하고 있다. 어른들과 대화를 나눌 때 친구들과 대화에서 쓰던 말들이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의 말은 수사가 매우 화려하다. 아름다운 말들이 상당히 많다. 일부러라도 어른들은 어린이나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많은 아름다운 말들을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자녀는 물론 어린이들이 사용해서는 안 되는 욕설들을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는 경우라 해도 듣는 현장에서 즉시 지적하고 바로 잡아 주어야 한다. 이때 친절하고 자상하게 일러주어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말이 아름다우면 마음씨도 아름답게 마련이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아름다운 말을 쓰는 데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아름다운 말을 쓰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는 것도 필요하다. 아름다운 말의 사용은 어렵지 않다. 화가 나더라도 말을 하기 전에 한 박자만 늦춰서 생각해 보면 된다.
이영욱 홍천고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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