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계절 가을이 시작됐다. 지방자치단체마다 특색 있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 경쟁적으로 앞다퉈 아이디어를 창출해 내고 있다. 언론 매체를 타고 각 지방자치단체의 축제 홍보가 물결을 이룬다. 우리 고장 홍천에도 축제가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축제가 인근 지역의 성공적인 축제에 가려 잘 보이질 않는다.
   우리 고장과 비슷한 여건의 지방자치단체 또는 더 열악한 지역인 인제, 화천, 횡성, 양양 등에서 전국적으로 브랜드 가치가 높은 성공한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홍천의 축제가 작아 보인다. 홍천의 축제를 훌륭하게 만들기 위해 노심초사 불철주야 동분서주하는 분들에게는 대단히 송구하지만 현실이다.
   사실 홍천에는 많은 축제들이 있다. 찰옥수수축제, 단호박축제, 무궁화축제, 강원홍천인삼축제 등이 나름대로 테마를 중심으로 개최되고 있다. 기념일도 있다. 홍천군민의 날, 홍천군 군인의 날 등이 신설되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홍천군민을 하나로 묶고 외지 관광객이 넘쳐나는 축제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우리고장도 그동안 멋진 축제를 만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전통의 한서문화제가 간판을 내리고 나라꽃 무궁화축제로 새롭게 출발했으나 오히려 한서제보다 못한 축제로 전락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물론 아직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충분히 이해는 되지만 비싼 용역비를 들여가며 만든 축제가 제 값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 것이 가장 좋은 것이며, 우리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이 있다. 홍천의 축제를 만드는데 외지사람들에게 용역을 주어서야 우리것 다운 우리 것이 만들어질리 없다. 남의 축제를 이것저것 벤치마킹해서 만들어봐야 누더기 일 수 밖에 없다.
홍천의 지역특성과 특산품을 특화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고, 뻥 뚫린 고속도로를 이용해 수도권 관광객을 유치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서는 역발상이 요구된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참신한 아이디어가 홍천의 축제를 명품으로 만드는 요인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전철이 개통되고 닭갈비와 막국수를 먹기 위해 춘천을 찾는 사람들이 폭주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꺼리만 있으면 장을 펼치지 않아도 사람들이 찾아서 몰려온다는 점이다. 볼 거리, 먹을 거리, 즐길 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외지사람들이 단순히 찾고 즐기는 축제가 아니라 관광객들이 돈을 쓰는 축제로 만들어야 지역경기가 활성화되고 주민의 삶이 향상될 수 있다. 홍천은 우수 농산물이 대량으로 생산되는 지역이다. 무공해 웰빙 농산물을 판매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무엇보다 축제에 대한 홍천군민의 공감대가 절실하다. 아무리 내용이 훌륭한 축제라 해도 주인인 지역주민들의 호응이 없는 축제는 성공할 수 없다. 가수가 초청되고, 현수막과 배너기가 요란해도 주민의 참여가 없는 축제는 더 이상 축제가 아니다.
   이번 주에 열리는 ‘제3회 나라꽃 무궁화축제’는 국가적인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 내는 방법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무궁화가 나라꽃이기 때문이다. 요즘과 같이 국가관에 대한 정체성이 약한 때에 무궁화를 테마로 한 축제는 홍천만이 아닌 국가 차원의 축제임을 부각시켜 정부의 지원을 확보해야 한다.
   성공적으로 개최되는 남의 축제를 부러워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우리도 성공적인 축제를 만들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지역의 주인인 홍천군민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바쁘고 없는 시간을 쪼개 참여하면서 주인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해야 한다. 현실에 만족하면 내일에 대한 비전을 기대할 수 없다. 사람은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깊어가는 가을을 맞아 그동안 쉼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홍천군민 모두 지친 심신을 축제를 통해 충전하며 여유를 찾고 지역 발전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함께 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홍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축제, 대한민국 최고의 축제가 우리 고장 홍천에서 펼쳐지길 기대해 본다.
이영욱 홍천고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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