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는 추석 명절이 있다. 옛부터 ‘더도 덜도 말고 중추가절만 같아라’라고 했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신라시대 때부터 추석에 대한 기록이 있으나 훨씬 그 이전부터 시작되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추석은 음력 8월 보름 날로 정해 실시되며 한가위, 중추, 중추절, 가배일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8월 보름은 결실의 계절 가을이라 여유롭고 넉넉함이 넘친다. 물질적인 풍요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한결 여유가 생기는 계절이다. 금년 추석은 나흘간의 황금연휴가 계속된다. 신세대들에게 추석이 갖는 의미는 오직 연휴이어서 쉴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의식이 강하겠지만 이는 대단히 잘못된 인식이다.
   추석명절은 농경사회에서 땀 흘려 가꾼 농작물을 수확하면서 대풍을 이루게 해준 하늘에 대한 고마움과 오늘의 자신들이 있게 해준 조상님들의 은덕에 감사한 마음을 기리기 위해 실시되는 것으로 불리는 명칭은 다르지만 나라마다 큰 명절로 정해 놓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햅쌀로 빚은 송편을 먹으며 이웃이나 가족 간 또는 도움을 받은 분들에게 선물을 주고받으며 정을 나누고 헤어져 있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하는 뜻 깊은 날이다.
   금년 여름에는 장기간 장맛비가 계속되는 등 일기가 고르지 못해 농작물의 작황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농부들의 시름이 매우 깊다. 하지만 작은 일에도 감사하는 우리들의 정서로 볼 때 하늘을 탓하지 않고 흐뭇한 마음으로 하늘과 조상님들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수확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 또 금년의 농사가 제대로 되지 못했다면 내년에는 대풍이 되게 해달라는 기원의 의미도 있다.
   조상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요즘 경제적으로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은 분명하나 우리나라는 OECD에 가입해 선진국 반열에 올라 있다. 현재 60대 이후의 어르신들과 돌아가신 조상님들의 땀과 눈물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을 수 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일본의 지배와 동족상잔의 한국전쟁 잿더미 위에서 보릿고개를 넘으며 오직 가난을 벗는 일은 교육밖에 없다는 일념으로 자신들은 굶으면서도 자녀에 대해서만큼은 가르쳐야 한다는 의지로 가득 찼다. 그리고 결국 세계 최고의 기술력으로 조선, 자동차, 반도체의 일류기업을 탄생 시켰다. 오늘날의 지나치게 과열된 교육열도 따지고 보면 60, 70년대 조국근대화의 과정에서 나타난 산물이다.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등의 동남아는 물론 아프리카와 남미의 빈민국들은 경제개발의 모델로 우리나라를 꼽고 있다. 1970년대 전국에 불꽃처럼 타 올랐던 새마을 운동을 배우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우리나라는 세계 최빈국이었다. 오늘날 젊은이들은 이해가 안 될 만큼 가난한 나라였다. 북한보다도 GNP가 낮았다. 하지만 이제는 세계 경제의 중심에 있는 당당한 나라로 성장했다.
   우리는 부존자원이 전무한 가운데서도 우수한 기술력으로 원자재를 수입해서 완성품으로 외국에 역수출하는 방식으로 경제 부흥을 이끌어 냈다. 이 과정에서 우리 조상들의 노력은 뼈를 깎는 고통과 설움을 경험해야 했다.
   국내적으로는 근면, 자조, 협동이라는 지표아래 새마을 운동을 펼치며 의식개선을 추진하는 한편 독일로 광부나 간호사로 가야 했고, 중동의 사막에서 더위와 싸웠으며 젊은이들은 베트남 전쟁터에서 피를 흘려야 했다.
   이런 고통을 이겨낸 국민성과 체계적인 교육이 없었다면 우리는 현재의 동남아 국가들과 다를 바가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 어른들을 공경하고 잘 모셔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나이가 많아서가 아니라 어르신들의 희생을 통해서 오늘의 우리가 있고 윤택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고마움에 감사할 줄 모르는 경향이 짙다. 오늘의 부강한 대한민국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조상님들께 감사드리는 추석명절을 맞아 연휴 기간만큼이라도 어르신들과 조상님들의 고마움에 감사한 마음을 갖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영욱 홍천고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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