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독재자입니다. 마치 군대의 사령관 같은 태도로써 주로 권위주의적인 부모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태도입니다. 이러한 부모들은 자녀들의 말을 이해하고 경청하기보다는 주로 명령하거나 윽박지르며 협박하는 태도를 취합니다. 이를테면 “시끄러워!”, “입 다물어!” “누가 그 따위 소릴 하니!”라고 반응하는 자세입니다. 이러한 부모의 태도 밑에서 성장한 자녀들은 자기표현에 미숙하고 위축되어 있으며 부정적 감정들이 속으로 쌓이게 됩니다. 물론 이러한 자녀들은 부모에게 자신의 문제 등을 더 이상 내어놓지 않게 될 것이며 그 결과 나중에 더 큰 문제로 확산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둘째, 설교자 또는 재판관입니다. 둘째로 설교자 또는 재판관의 타입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보통 “그런 생각을 하면 못 쓴다”, “그래서는 안 된다”, “이렇게 해야 착하지”등으로 반응하는 태도입니다. 그리고 항상 맞는 정답과 같은 교훈을 주곤 합니다. 때로는 “네가 잘못했으니까 그런 일을 당했겠지”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자녀들은 더 이상 부모와 말하기 싫어질 뿐 아니라 그들의 갈등과 감정에 대한 공연한 죄의식까지 갖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셋째, 만물박사 또는 심리학자입니다. 보통 부모가 이미 “네가 무슨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다 알고 있다” 혹은 “다 그런 거란다”라는 식의 태도를 취하는 경우입니다. 그러한 부모들은 자녀가 설명하고 표현하기 전에 이미 다 넘겨짚고 곧장 대신 설명해 주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자녀가 말을 시작하면 곧장 충고, 분석, 강의로 돌입하며 만물박사 혹은 심리학자 같은 우월한 자세를 보입니다. 부모가 이미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자녀는 자신을 표현하는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어집니다. 그래서 감정을 자기 나름대로 표현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게 됩니다. 그리고 때로는 자신의 감정에 대한 혼돈도 겪게 됩니다, 물론 더 이상 말하고 싶은 마음도 없어질 것입니다.
넷째, 놀리는 태도입니다. 자녀가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는 동안 부모가 우습게 여기거나 놀리는 태도를 취하는 경우입니다. “니까짓게 뭐 그런 생각을 다하니!”라는 식의 태도입니다. 또는 표정으로 혹은 농담으로 비웃는 태도를 취하는데 자녀는 속으로 무시당한 느낌과 분노를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더 이상 말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집니다. 어떤 부모님은 어린 자녀가 말하는 것이 재미있고 귀여워서 그런 태도를 취하기도 하지만 아무리 자녀가 어리더라도 그들은 나름대로 심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의 갈등과 감정을 진지하게 들어주는 자세가 필수적이라 하겠습니다.
다섯째, 단순한 위로자입니다. 자녀의 감정이나 갈등을 가볍게 여기고 “괜찮아”, “그런 것은 별 것 아니란다”, “곧 괜찮아질거야”라고 단순하게 위로하는 태도입니다. 물론 어린 자녀들이 느끼는 문제들이 부모에게는 아무렇지 않게 여겨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작은 문제도 어린 자녀에게는 너무도 크고 힘들고 심각하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러한 그들의 문제를 그들의 입장에서 같이 심각하게 여기면서 들어주고 극복해 나가도록 돕는 자세가 바람직할 것입니다.
배명동 (사)너브내가족상담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