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자녀들이 겪고 있는 상태 또는 감정을 잘 들어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부정적 감정도 긍정적으로 해소하도록 도와주는 좋은 경청자와 상담자의 역할을 부모가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자녀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때에 부모님이 반응하는 자세에 있어서 몇 가지 부정적 유형들이 있습니다. 많은 부모님들은 자신도 모르게 자녀가 감정을 잘 다루며 표현하도록 돕기보다는 오히려 좌절시키고 죄의식을 느끼게 하며, 노엽게 만드는 것을 봅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우리가 대화법을 배운 적이 도무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조금만 생각해 보고 연구하면서 보다 나은 대화법을 위해 노력한다면 그 성과는 엄청나게 클 것입니다. 그러면 자녀들과의 대화에서 흔히 부모들이 취하는 태도 중에서 몇 가지 부정적 유형들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첫째, 독재자입니다. 마치 군대의 사령관 같은 태도로써 주로 권위주의적인 부모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태도입니다. 이러한 부모들은 자녀들의 말을 이해하고 경청하기보다는 주로 명령하거나 윽박지르며 협박하는 태도를 취합니다. 이를테면 “시끄러워!”, “입 다물어!” “누가 그 따위 소릴 하니!”라고 반응하는 자세입니다. 이러한 부모의 태도 밑에서 성장한 자녀들은 자기표현에 미숙하고 위축되어 있으며 부정적 감정들이 속으로 쌓이게 됩니다. 물론 이러한 자녀들은 부모에게 자신의 문제 등을 더 이상 내어놓지 않게 될 것이며 그 결과 나중에 더 큰 문제로 확산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둘째, 설교자 또는 재판관입니다. 둘째로 설교자 또는 재판관의 타입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보통 “그런 생각을 하면 못 쓴다”, “그래서는 안 된다”, “이렇게 해야 착하지”등으로 반응하는 태도입니다. 그리고 항상 맞는 정답과 같은 교훈을 주곤 합니다. 때로는 “네가 잘못했으니까 그런 일을 당했겠지”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자녀들은 더 이상 부모와 말하기 싫어질 뿐 아니라 그들의 갈등과 감정에 대한 공연한 죄의식까지 갖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셋째, 만물박사 또는 심리학자입니다. 보통 부모가 이미 “네가 무슨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다 알고 있다” 혹은 “다 그런 거란다”라는 식의 태도를 취하는 경우입니다. 그러한 부모들은 자녀가 설명하고 표현하기 전에 이미 다 넘겨짚고 곧장 대신 설명해 주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자녀가 말을 시작하면 곧장 충고, 분석, 강의로 돌입하며 만물박사 혹은 심리학자 같은 우월한 자세를 보입니다. 부모가 이미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자녀는 자신을 표현하는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어집니다. 그래서 감정을 자기 나름대로 표현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게 됩니다. 그리고 때로는 자신의 감정에 대한 혼돈도 겪게 됩니다, 물론 더 이상 말하고 싶은 마음도 없어질 것입니다.
   넷째, 놀리는 태도입니다. 자녀가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는 동안 부모가 우습게 여기거나 놀리는 태도를 취하는 경우입니다. “니까짓게 뭐 그런 생각을 다하니!”라는 식의 태도입니다. 또는 표정으로 혹은 농담으로 비웃는 태도를 취하는데 자녀는 속으로 무시당한 느낌과 분노를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더 이상 말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집니다. 어떤 부모님은 어린 자녀가 말하는 것이 재미있고 귀여워서 그런 태도를 취하기도 하지만 아무리 자녀가 어리더라도 그들은 나름대로 심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의 갈등과 감정을 진지하게 들어주는 자세가 필수적이라 하겠습니다.
   다섯째, 단순한 위로자입니다. 자녀의 감정이나 갈등을 가볍게 여기고 “괜찮아”, “그런 것은 별 것 아니란다”, “곧 괜찮아질거야”라고 단순하게 위로하는 태도입니다. 물론 어린 자녀들이 느끼는 문제들이 부모에게는 아무렇지 않게 여겨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작은 문제도 어린 자녀에게는 너무도 크고 힘들고 심각하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러한 그들의 문제를 그들의 입장에서 같이 심각하게 여기면서 들어주고 극복해 나가도록 돕는 자세가 바람직할 것입니다.
배명동 (사)너브내가족상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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