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의 최대 현안인 홍천중학교 분리이전 문제가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최종 ‘불가’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교육은 홍천의 미래다. 홍천의 미래 주역들인 청소년들에게 쾌적한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말로만 회자되던 홍천중학교 분리이전 문제를 현실화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뜻을 모으고 관계 기관을 찾아다니며 애쓴 전명준 번영회장님을 비롯한 관계자 모든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입장은 어느 정도 예측되었던 일이다. 학교의 이전은 수백억 원의 예산이 들어가야 하는데다가 학생수는 감소 추세에 있고, 현재 홍천중·고등학교가 차지하고 있는 외형상 면적은 상당히 넓다. 서울의 도심이라면 한개 학교를 더 짓고도 남음이 있는 부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지의 대부분이 공설운동장이었던 공간들이고 학생들이 생활하는 교실과 부속시설물들은 매우 협소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동선이 혼재되어 있어 매우 혼란스럽다. 홍천중학교와 홍천고등학교가 한 울타리 안에 있어 나타나는 폐해는 대단하다. 눈으로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중학교 학생들의 정서적인 폐해의 문제는 상상을 초월한다.
   왕성한 에너지가 분출되는 성장기의 시간을 학교 안팎의 생활에서 고등학교 형들에게 치여 교실 내에서만 생활하다보니 크고 작은 폭력사건이 자주 일어나고 결국 2009년 12월에는 집단 폭행 사건으로 비화돼 어린학생이 사망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4월 지방 선거에서 대부분의 출마자들이 홍천중학교 분리이전을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었다. 그만큼 홍천군민들의 숙원인 셈이다. 세 번의 도전 끝에 이뤄낸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유치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해내고야 말겠다는 집념이 가져온 결과다. 그리고 강원도민의 힘을 하나로 모은 결과다.
   좀더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왜 이전이 되어야 하는지 군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도록 공청회를 개최해야 한다. 그리고 군민들의 서명을 받아 청원서를 올리는 절차가 필요하다. 홍천중학교 분리이전을 공약으로 내걸고 선출직에 당선된 모든 분들께서는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유권자와의 약속을 지키려는 노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약속의 문제를 떠나 홍천의 미래를 좌우하는 문제이므로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
   가장 빠르고 쉬운 해법은 지방자치단체에서 학교 이전 부지를 제공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군민들의 기금을 모으는 노력도 수반되어야 한다. 군민과 지방자치단체의 관심과 의지가 분리이전을 현실화시키는 최고의 키워드라고 생각한다. 행정적인 절차에만 의존한다면 공허한 목소리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번에 나타난 결과다.
   2014년부터 중·고등학교는 교과교실제를 전면적으로 실시한다. 하지만 홍천중학교와 홍천고등학교 모두 현재의 교실로는 교과교실제를 할 수 없다. 중학교는 당장 급식소를 지어야 할 판이나 부지가 없어 고민하고 있다.
   홍천고등학교가 기숙형고등학교가 되어 기숙사를 짓는 과정에서도 부지가 협소해 석화산의 수맥이 흐르는 현재의 위치에 건립할 수 밖에 없었고 현재 비만 오면 습기가 차 학생들에게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홍천중학교도 교사동 앞의 작은 공간에 급식소를 지을 예정이라고 한다. 교실의 앞을 막는 흉측한 모습이다. 
   지역의 중학교 중 학생수가 적은 학교를 홍천중학교와 통합하면 분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교육과학기술부에서의 요구도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고민해 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 지역으로 보면 학교가 지역문화센터로서의 기능을 갖추고 있어 꼭 필요한 시설이긴 하지만 소수인으로 학교를 유지하게 되면 오히려 학생들에게 열악한 교육환경이 제공될 수 밖에 없다. 마음의 문을 열고 신중하게 논의해 보아야 한다.
   현재의 홍천중·고등학교 모습으로는 교육력을 극대화할 수 없다. 후대들에게 쾌적한 교육여건을 조성해 주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세대들의 몫이다. 글로벌시대에 걸맞는 경쟁력을 갖춘 향토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홍천군민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이영욱 홍천고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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