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서 2박3일 일정으로 아동 안전지도제작 전문가 양성교육을 다녀온바 있습니다. 이 교육의 취지는 현대 도시에서 나타나는 사회병리 현상으로 범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사회적 약자인 어린이와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 문제가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데 있습니다. 특히 현대사회의 고도화, 익명화, 배금사상의 팽배, 변태적 음란물의 영향 등으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 유괴, 금품갈취 등의 범죄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반면 검찰, 경찰 등 형사사법적 대책만으로는 급증하는 범죄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인식 하에 새로운 접근방안으로 CPTED(썹테드: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 이하 썹테드)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썹테드는 건축환경의 설계를 통해 첫째, 범죄를 유발시키는 상황적 기회를 제거하고 둘째, 지역 주민의 사회통제 행위를 강화시켜서 범죄발생 예방, 범죄에 대한 두려움 완화, 생활의 질 향상을 동시에 꾀하는 환경설계기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범죄를 정의하면, 동기부여가 된 범죄자와 취약한 피해자, 그리고 범죄가 쉽게 일어날 수 있는 기회적 요인을 갖춘 장소의 삼요소가 상호작용하여 발생하는 역동적 이벤트라 정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범죄는 범죄취약 계층이 밀집한 지역, 범행 기회가 많은 지역, 잠재적 범죄자가 밀집한 지역의 세 요소가 상호작용하는데서 범죄가 발생한다고 하겠습니다.
   이에 따라 썹테드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크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정부 및 각 지자체 별로 썹테드 반영을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에 맞춰 여성가족부에서는 지난해 16개 아동·여성보호지역연대 시범운영지역을 선정하여 각 지역별로 아동안전 교육 및 지도제작 사업을 펼친바 있었습니다.
   정부도 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여 썹테드 국가표준을 제정하였습니다. 지식경제부는 산하 기술표준원과 경찰청이 범죄자의 범행동기를 유발하는 취약공간을 사전에 제거, 범죄발생을 방지하는 썹테드 가이드라인을 개발해 올해 안으로 국가표준으로 제정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썹테드는 시민의 가시권을 최대화하도록 건물이나 시설물을 배치하는 디자인 기법, 범죄 목표물 접근이 어렵도록 CCTV 등 기계적, 자연적 감시 수단을 배치하고 시야에서 잘 보이지 않는 곳이 없도록 건물을 배치하게 됩니다.
   범죄 상황에서 신속히 벗어날 수 있도록 탈출 경로도 배치에 반영하기도 합니다. 새로 개발하는 신도시나 재개발 지구 등 지구 단위의 적용은 물론, 아파트 단지 리모델링이나 가로 정비 등 소규모에도 썹테드가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으며,썹테드를 도입한 네덜란드 수도 암스텔담은 신규 개발지의 경우 약 98%, 기존 지역의 경우 80%의 주거침입 범죄가 감소하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교육 마지막 날에는 인근 초등학교를 정해 6개 조로 나눠 아이들의 등하교 길을 다니면서 주변에 위험한 곳은 없는지, 안전한 곳은 어디인지 일일이 확인하고 사진을 찍어 지도에 표시를 해 보는 실습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정해진 코스를 돌고 교육장에 돌아와 현장에서 찍은 사진과 스티커를 실제 아이들이 다니는 등하교 길에 표시를 해 보았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이들이 보다 안전하고 즐겁게 등하굣길을 왕래할 수 있는 썹테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최근에 배움터지킴이나 학교보안관 등 학생보호인력이 늘었습니다. 하지만 경비하기 유리한 환경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단순하게 인력을 늘리는 방법은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바라기는 우리 군정에도 적극적으로 범죄예방을 위한 환경설계 ‘썹테드’를 도입하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부모님들이 마음을 졸이지 않고 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아이들도 범죄에 대한 두려움 없이 명랑하고 즐겁게 학교와 집을 오고갈 수 있는 홍천이 되기를 그려봅니다.
배명동 (사)너브내가족상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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