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홍천신문 보도에 의하면 홍천군에서는 「인공암벽등반시설을 홍천읍 갈마곡리 도시산림공원 내에 설치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것도 10억 원을 투입한 매머드 시설이라고 한다. 암벽등반은 최근 레저스포츠의 한 종목으로 각광받고 있어 인공암벽등반 시설의 설치는 매우 시기 적절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암벽등반은 모험심과 도전정신 그리고 체력증진에 매우 유용한 종목이며 성취감도 커 청소년을 비롯한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있으나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종목은 아니다. 노약자나 어르신들에게는 위험한 종목이라는 한계도 있다.
레저스포츠는 국민소득이 증대되면서 삶의 질 향상에 따라 동호인들이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하지만 10억여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대형사업이라면 심도 있게 따져봐야 한다. 결코 작은 예산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고장의 암벽등반 동호인들이 얼마나 있으며 외지 동호인들의 방문으로 지역경기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가 하는 경제 논리까지도 철저하게 분석해 보아야 한다.
   교통의 발달로 서울이 한 시간 대로 단축되면서 수도권의 동호인들이 홍천을 쉽게 찾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홍천에 머물며 암벽등반을 할 것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많은 예산을 들여 외지 사람들의 놀 거리 제공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꼴이 되기 쉽다. 이것은 곤란하다. 따라서 가족단위의 레저스포츠로 머물면서 즐길 수 있는 단지를 개설해야 한다.
   현재 홍천군에서 계획하고 있는 도시산림공원은 적절한 장소라고 보기 어렵다. 44번 국도변 바로 옆이라도 광고효과는 분명하다. 하지만 암벽등반 하나만으로는 엄청난 예산을 들인 인공암벽의 설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필자는 홍천을 레포츠 천국으로 만들겠다는 홍천군의 계획에 따라 지난 1월과 2월 홍천신문을 통해 ‘레포츠 천국을 만들기 위한 제언’을 제시한 바 있다. 그것도 두 차례에 걸쳐 시리즈로 기고했다.
   이 때 신문에 기고한 바와 같이 인공암벽을 홍천에 설치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위치는 이괄 바위 부근이 가장 적지라고 생각한다. 수타사를 경유해서 흐르는 맑은 강물이 있고 이괄의 역사적 혼이 서려 잇는 곳이기도 할 뿐만 아니라 산의 구조가 비교적 암벽으로 구성되어 있고 음지여서 겨울철 얼음이 늦은 봄이 되어서나 녹는 지형적 특수성을 갖고 있다. 동면으로 가는 터널이 뚫려 차량의 분산으로 교통편도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환경과 기후적인 여건을 고려한다면 여름철에는 암벽등반을 하고, 겨울철에는 빙벽 등반을 하는 시설로 만들어 4계절 이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10억 원이라는 많은 예산이 투입될 여지가 있다면 여우고개와 이괄 바위 부근을 개발하여 인공암벽과 인공 폭포를 개설해 관광객을 유치해야 한다.
   이괄 바위 밑 강에는 보를 막아 일정량의 물도 항상 확보하고 있는 곳이다. 지형성, 접근성, 활용성 등에서 매우 훌륭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번지 점프대 설치는 물론 여우고개 쪽에서 홍천남산 일대를 종주 등반하는 등산로 입구로서의 기능도 가능한 곳이다. 물을 이용한 레저 프로그램도 가능하다. 즉 여우고개 일대를 레포츠의 특구로 개발하는 방안이 있다.
   도시산림공원은 위치가 협소한 반면 여우고개 부근 이괄 바위 밑은 주차장 시설은 물론 각종 편의시설까지 들어 설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있다. 수타사와 연계한 관광권역으로의 개발까지도 검토가 가능하다.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 설치하는 레포츠 시설은 한번 설치하면 영구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훗날 장소가 적지가 아니라는 판단이 서도 옮기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장소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군에서 열린 자세로 군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다고 한다. 서두를 것이 아니라 충분하게 다양한 의견을 듣고 검토하고 연구하면서 최상의 장소를 선정해야 한다.  
이영욱 홍천고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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