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런던올림픽의 서막이 축구의 아시아 지역 예선 경기를 필두로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삼수에 도전하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도 7월6일이면 결정된다. 4년마다 개최되는 지구촌 인류의 잔치인 올림픽 열기가 일찍 찾아온 더위와 함께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어가고 있다.
   최근 홍천군청 앞이 산뜻하게 잘 정리됐다. 울타리를 없애고 열린 정원을 조성했으며 군 청사의 진입로를 시대감각에 맞게 정비했다. 군민들의 휴게 공간이 새롭게 마련된 것이다. 위민 행정을 위한 탈바꿈의 시도라고 생각한다. 군청은 군민들의 심장부로 홍천의 얼굴이나 마찬가지다.
   군청에 들어서면 1988년을 전후해서 세웠을 법한 「제24회 서울올림픽」 기념탑이 진입로 오른쪽에 위치해 있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동방의 작은 나라가 지구촌 최고의 잔치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했으니 자치단체마다 이를 기념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올림픽 개최를 기념하는 탑은 전국 곳곳에 상당히 많이 산재해 있다.
우리 고장에는 중국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여 향토의 명예를 크게 빛낸 사재혁 선수를 배출했다. 그러나 홍천 어디에도 이를 기념하는 유형무형의 조형물 하나 없다. 탑도 생각해 볼 수 있고, 요즘 새로 개명되는 도로의 이름에 ‘사재혁로’를 만들어 줄 법도 하다. 거대한 기념관 건립을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라 치부해도 그 어떤 조형물 하나 없다는 것은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한 군민으로서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지자체마다 자신들의 지역 특성을 개발하여 명품화, 이슈화하려는 노력이 경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우리는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국민 모두의 공통관심사인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확실한 이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2008년 사재혁 선수가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빛 바벨을 들어올리며 세계를 제패 했을 때 홍천군민은 모두가 한결같이 내일처럼 기뻐했으며 그가 홍천출신이라는 데에 큰 자긍심을 가질 수 있었다. 올림픽에서의 세계제패는 현재 사람들은 물론 미래 세대들에게도 영원한 자랑거리가 될 수 있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올림픽은 계속될 것이고 그때마다 후손들은 사재혁 선수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
   사재혁 선수는 아직 젊다. 내년 영국 런던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에도 출전이 유력시 되는 선수다.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런던에서도 세계 제패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고향에서 그에게 해준 것은 아무것도 없다. 베이징올림픽을 마치고 금의환향 했을 때 환영행사를 해 준 것이 고작이다. 한국인의 특성 중 냄비 근성이라는 것이 있다. 너무 쉽게 끓어오르고 너무 쉽게 식어버리는 습관의 표현이다. 사재혁 선수가 금의환향했을 때는 온 동네가 떠들썩했으나 지금은 모두의 기억 저편으로 돌아가 버렸다.
   사재혁 선수는 베이징올림픽 이전에도 큰 수술을 이겨내고 금메달 획득이라는 쾌거를 이루었으며 올림픽 이후에도 수술을 마치고 재활 과정을 거치며 대한민국 올림픽에서의 2회 연속 우승이라는 위대한 역사를 만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재혁 선수는 고향 팀을 지키며 땀을 흘리고 있는 선수다. 운동선수는 사기를 먹고 사는 존재들이다. 홍천군민들의 적극적인 응원이 필요하다. 군청에 새롭게 조성된 공원에 사재혁 선수의 세계제패를 기념하는 작은 돌탑이라도 세워서 군민의 자존심을 세워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울에서 개최된 1988년의 제24회 서울올림픽을 기념하는 돌탑은 군청 입구에 번듯하게 서 있는 반면 우리 고장에서 성장하고 군민이 정성을 모아 성원해 올림픽을 제패한 선수의 기념탑이 없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세계제패를 기념하는 조형물은 선수 개인의 영광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군민들에게는 엄청난 자부심을 심어준다. 특히 자라나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는 더 큰 의미를 갖게 한다. 꿈을 키워주고 「롤 모델」로서 새로운 세계에 도전하는 정신을 키워주게 된다.
이영욱 홍천고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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