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등록금을 반값으로 해야 한다는 운동이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가운데 정치권을 필두로 확산되고 있으며 대학생들과 학부모의 거리 촛불시위로까지 발전해 가고 있다. 접근 방법에 대한 차이는 있으나 여당과 야당 모두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곧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대학등록금은 국립과 사립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있다. 사립대학의 등록금은 국립대학의 곱절에 가깝다. 사립대학에 다니는 자녀가 있는 가정은 허리띠를 졸라맬 수 밖에 없다. 사립대학의 경우 대학교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나 대부분 1년 등록금이 1천만 원 안팎이다. 여기에 생활비를 포함하여 교재비까지 하면 1년에 2천만 원은 족히 있어야 한다.
예부터 ‘교납금과 책값은 비싸야 한다’는 말이 있다. 돈이 아까워서 열심히 공부한다거나 책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 대학등록금은 이런 비싸야 한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워낙 비싼 탓에 실력이 있어도 명문 사립대학 진학을 포기해야 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
   현재 대학 등록금에는 엄청난 거품이 있다고 생각한다. 국립대학과 사립대학의 등록금 차이가 이를 입증해 준다. 현재 중·고등학교에서의 교납금은 공·사립에 따른 차이는 없다. 물론 정부에서 지원해 주기 때문이다. 대학의 특수성을 고려해 국립과 사립의 차이를 인정한다고 해도 두 배에 가까운 차이는 납득하기 어렵다.
   신입생을 모집하는 입학전형에서도 대학은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수시전형 제도가 도입되어 한 학생이 여러 대학에 지원할 수 있게 되면서 경쟁률은 수십 대 일이 넘는다. 예산이 요구되는 별도의 문제를 출제하여 시험을 치르지도 않는 구술 면접 정도의 전형에서 전형료가 10만 원 안팎이다. 너무 비싸다. 대학의 전형료 수입은 짭짤하다. 결국 떨어진 학생들은 대학에 돈을 기부하는 꼴이다.
   대학에서 등록금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예산은 인건비다. 따라서 이를 줄이려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전공의 핵심강좌가 아닌 교양 강의는 인터넷을 통한 특강 등으로 대체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
   새로 설립되는 대학이 늘어나고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모집 인원을 모두 확보하지 못하는 학과와 대학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과감하게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강원도내 국립대학인 강원대학과 삼척산업대학의 합병, 강릉대학과 원주전문대학의 합병 등이 좋은 사례다.
   대학에서 수익 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여 부족한 학사 운영비를 확보하는 방안도 있다. 예컨대 대학병원 운영에서의 수익금, 대학에서 연구 개발한 제품의 판매를 통한 수익금 등이 있을 수 있다. 기업의 수익중 사회 환원 차원에서의 연구비 지원 등이 있을 수 있다. 정부에서 대학의 예산 집행에 대한 철저한 감사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사학 재단에서 대학운영은 돈을 모으는 수단이 아니라 인재를 양성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거양하려는 대학 측의 자구 노력도 필요하다. 모든 나라가 어려웠던 시절 사유재산을 털어 학교를 세우고 후학을 양성했던 조상들의 뜨거운 나라사랑의 정신을 본 받아야 한다.
   비싼 등록금을 4년 또는 2년간 납부하고 열심히 공부해도 취업이 잘 되지 않는다. 대학에서 미래 산업에 대한 일자리를 예측해 가면서 수요와 공급을 따져 학과를 개설하고 적정 인원을 선발해야 한다. 예컨대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의 경우가 대표적인 경우다. 교사가 되기 위해 4년 간 교사로서 필요한 소양을 익히며 학문을 연구했어도 교사가 되기란 하늘의 별 따기나 마찬가지인 세상이다.
   자녀를 둔 국민이라면 모두 대학등록금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특히 서민과 중산층의 경우 더욱 그렇다. 그러나 대학은 나라의 미래운명을 좌우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기관이다. 돈이 없어 학문탐구나 연구활동이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 천연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로서는 인재가 가장 큰 자산이다. 따라서 정부에서 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대학의 반값 등록금은 실현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영욱 홍천고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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