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행사가 집중되었던 가정의 달, 산하를 꽃으로 아름답게 수놓았던 계절의 여왕 5월이 가고 신록의 싱그러운 6월이 시작되었다. 6월은 선열들이 지켜 온 나라사랑을 실천하면서 진정한 애국에 대해 새롭게 조명해 보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우리는 평소 산소의 고마움을 모르고 산다. 병원에 입원해 산소마스크를 쓰거나 가스실에 들어가 봐야 비로소 산소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이렇듯 우리는 평소 나라를 지켜온 호국 영령들의 고마움을 잊고 산다. 현재의 경제적 번영과 평화 그리고 안정이 저절로 온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라고 착각하며 살고 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꽃다운 나이에 하나뿐인 목숨을 초개와 같이 던지거나 국가의 부름을 받고 멀리 이국땅에서 나라의 명예를 지키다 숨져간 이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부강한 대한민국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한국전쟁 참전용사와 보훈가족에게는 정부차원의 작은 보상책이 있으나 그들의 희생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지식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철저하게 이기주의가 만연되어 있다. 온통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착각하며 살아간다. 이웃과 사회 그리고 국가는 어떻게 되었든 나만 좋으면 된다는 근시안적인 생각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 국가가 있어야 개인이 있고 가정이 있으며 우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나라 없는 설움은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중동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전쟁을 계속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들이 나라 없는 설움을 겪은 민족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지구촌에는 나라 없이 떠돌이 삶을 살아가는 민족이 있다. 터키와 이라크 북부 지역 그리고 이란 등에 광범위하게 흩어져 살고 있는 ‘쿠르드족‘이 그들이다.
6월 한달만이라도 호국 영령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보훈 가족들에게도 따뜻한 보살핌이 필요하다. 물론 1년 365일 늘 감사하고 고마움을 가져야 하지만 바쁜 일상을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쉽지 않은 주문일 것이다. 6월 6일은 현충일이다. 애국선열들의 값진 희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전쟁을 겪어보지 않은 세대는 전쟁의 참혹함을 알 수 없다. TV 드라마나 영화를 통한 간접 경험은 흥밋거리일 수 밖에 없다. 6.25 한국전쟁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 전쟁이 있었던 사실조차 모르거나 북한의 남침이 아닌 남한의 북침에 의한 전쟁으로 왜곡되게 잘못 알고 있는 청소년들이 많다는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다.
남북통일에 대한 생각도 기성세대들처럼 절실하지 않다.
   우리 민족은 지정학적 위치관계로 그동안 외적의 침탈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역사적 관점에서 반추해 보면 이는 앞으로도 피해 갈 수 없는 처지다.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들과 끊임없는 경쟁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과거와 같은 아픔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경제적으로 더욱 부강한 나라를 건설해야 하는 과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의 철통같은 안보의식이 있어야 한다.
   우리 민족은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이다. 같은 민족이면서도 사상과 이념을 달리하는 북한과 항상 대치하며 긴장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딱한 처지에 놓여 있다. 많은 예산과 국력을 낭비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
북한은 호전적인 집단으로 전쟁준비를 해 왔으며 현재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각고의 노력으로 가장 짧은 기간에 근대화를 거쳐 선진국의 반열인 OECD에 가입했고 G20을 선도하는 나라로 발돋움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말이 있듯 국가 안보도 마찬가지이다. 안전할 때 방비를 철저히 하며 안전을 지켜야 한다. 안보는 남이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켜야 하는 것이다.
   우리 홍천은 호국의 발자취가 서려 있는 애국애족의 고장이다. 일제에 항거한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며 6.25 한국전쟁 시 치열한 전투가 있었던 말고개와 삼마치가 있으며 UN군으로 참전한 프랑스의 군의관 장 줄루이가 산화한 고장이기도 하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애국선열들의 뜨거운 나라사랑의 정신을 되새겨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영욱(홍천고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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