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A녀는 B남과 동거를 하다가 임신을 하게 되어 결혼식을 올리고 같이 살았으나 미처 혼인신고를 필하지는 못한 채 결혼 생활을 하던 중, 임신 8개월째 접어들던 어느 날 남편 B가 반대차선에서 진행하던 C의 잘못으로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하게 되었습니다. 사고 발생 2달 후 아들 D가 태어났고, B의 부모님도 생존해 계십니다.
   이 경우 B의 재산과 위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누가 상속받게 되는 것인지요?
A. 재산상속인의 순위는 1.피상속인의 직계비속, 2.피상속인의 직계존속, 3.피상속인의 형제자매, 4.피상속인의 4촌이내의 방계혈족 순이며, 피상속인의 배우자는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또는 직계존속과 동순위로 공동상속인이 됩니다.
한편 「민법」제1000조 제3항 및 제762조에 의하면 태아는 상속순위와 손해배상청구권에 관하여는 이미 출생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태아의 재산상속권과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태아가 살아서 출생하는 것을 전제하여 인정되는 것이며, 만약 태아가 모체와 같이 사망하거나 또는 모체 내에서 사망하는 등 출생하기 전에 사망하였다면 재산상속권과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인정되지 않는 것입니다.
   이에 관한 판례를 보면 “태아가 특정한 권리에 있어서 이미 태어난 것으로 본다는 것은 살아서 출생한 때에 출생시기가 문제의 사건의 시기까지 소급하여 그 때에 태아가 출생한 것과 같이 법률상 보아준다고 해석하여야 상당하므로, 그가 모체와 같이 사망하여 출생의 기회를 못 가진 이상 배상청구권을 논할 여지가 없다.”라고 하였습니다(대법원 1976. 9. 14. 선고 76다1365 판결).
따라서 사안의 경우 B가 교통사고로 사망할 당시에는 D가 태어나기 전이지만 그 후 D가 살아서 출생하였으므로 D는 소급하여 B가 사망할 당시로 소급하여 상속인의 지위를 취득한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안의 경우 B의 부모가 생존해 있다고 하더라도 상속1순위권자는 D가 되므로 만약 B의 부모가 B의 재산 및 손해배상채권을 상속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D에게 반환해야 할 것입니다.
한편 피상속인의 배우자는 혼인신고를 필한 법률상의 배우자만을 의미하므로 사안의 경우 A는 상속개시 당시(B의 사망 당시)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배우자로서 상속권을 갖지 못합니다.
   결국, 위 사안의 경우 A는 사실상 배우자로서 상속권이 없고 1순위 상속권자는 피상속인의 직계비속(태아가 살아서 출생하는 경우 태아 포함)이므로  B의 사망 당시 재산과 위 사고로 인한 C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은 B의 부모가 아닌 D가 단독 상속하게 될 것입니다.
다만 A는 사실혼관계에 있던 B의 사망에 따른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를 C에 대하여 청구할 수는 있다고 할 것입니다.
변호사 안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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