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이웃인 일본이 최근 대지진에 이은 쓰나미와 대지진의 진동으로 인한 원자력 발전소의 폭발로 엄청난 재앙을 맞고 있다. 이번 재앙은 방사능 피해를 포함하여 일본 역사상 가장 심각한 지진 피해가 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원자력 발전을 통해 에너지를 얻고 있는 모든 국가에 경각심을 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섬의 열도로 구성된 일본은 그동안 크고 작은 지진으로 유사 이래 인적·물적 피해가 끊이지 않았던 나라다. 반면 우리나라는 태풍, 폭설 등 많은 자연재해가 있었으나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그동안 발생하지 않았다. 작은 지진이 수차례 있었으나 그때마다 진동을 느낄 정도로 그치곤 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가 지진이나 쓰나미로부터 완전한 안전지대는 아니다. 원자력발전의 방사능 피해로부터도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다. 지진은 지구의 땅속 지각변동에 의해 발생하므로 지구 어디도 안전지대는 없다. 육지와 바다, 산과 들을 가리지 않고 지진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지진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무서운 존재다.
   특히 최근의 기상은 예측 불허이며 이상기온 형상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따라서 태평양을 중심으로 지진판이 언제 어떻게 충돌하여 강력한 지진으로 나타날지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의 또 다른 이웃인 중국 쓰찬성에서도 2008년 9월 지진 참사가 있었던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결국 중국과 일본의 중간 위치에 있는 우리로서는 항상 지진에 대비하여야 한다. 한반도의 시작과 끝을 이루고 있는 백두산의 천지와 한라산의 백록담이 과거 무서운 화산활동이 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원자력을 이용한 발전 시설은 선진국일수록 많이 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원자력 발전소가 여러 곳 있고 이로 인해 많은 에너지를 얻어 풍요롭고 여유로운 삶을 영위하고 있다. 하지만 원자력의 힘은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 히로시마에서 확인됐듯이 엄청난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1986년 4월 러시아 체르노빌 사건은 원자력 방사선의 피폭이 인간에게 치명적인 폐해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해 준 좋은 사례다.
그러나 원자력은 현대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문명의 이기다. 필요악인 셈이다. 따라서 안전하게 관리하면서 삶의 편리성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안전에 안전을 반복하고, 어떤 경우에도 안전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만약의 사태에 다양하게 대비해 두어야 한다. 공공기관의 사무실에는 방독면이 준비되어 있으나 가정에 방독면을 구비해 놓은 가정은 찾아보기 어렵다.
   사태 발생에 대한 대처 능력은 철저한 사전 준비와 훈련이 있어야 가능하다. 민방위의 날은 형식이 아닌 실질적인 대피훈련이 되어야 한다. 당장은 불편하지만 사태에 직면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체계적으로 대피 훈련을 실시해야 할 학교에서도 최근의 모습은 매우 형식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자연재해에 대한 피난과 대처 요령을 교과서에 실어 정규 교육과정상에서 지도하는 방법도 적극 검토되어야 한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질서를 지키는 것과 나보다 남을 배려하는 것은 습관이다. 당장은 내가 손해 보는 것 같지만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질서를 지키는 일이다. 일본 사람들이 이번 사태를 맞아 차분하게 대처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위기에서 질서는 더욱 빛나게 마련이다. 위기 상황 속에서 나만 살겠다는 생각은 결국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는 지름길이다.
   결국 우리가 믿고 의지할 것은 과학의 힘이다. 사전에 지진을 예측해 내는 기술, 정보를 빠르게 제공하는 역량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므로 세계 각국의 선진국들과 함께 지진의 강도를 사전에 측정해 낼 수 있는 측정 장비를 개발해야 한다. 이제 지진은 세계 공통의 문제다.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방제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갖추는 일, 구조대원 수를 늘리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는 국토방위를 위해 엄청난 수의 군대 병력을 유지하고 있다. 전시를 대비한 군 병력을 유사시 방제 요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체계적인 훈련과 충분한 장비를 확보해 놓아야 한다.
이영욱 홍천고등학교 교감
저작권자 © 홍천뉴스 / 홍천신문 홍천지역대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