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는 역시 속일 수 없나보다. 꽃샘 추위가 잠시 기승을 부리지만 “우수 경칩에 대동강 물이 풀린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우수와 경칩을 지나면 아무리 춥던 날씨도 누그러져 봄기운이 돌고 초목이 싹튼다.
옛 선인들의 지혜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된다.


   요즘 날씨는 가벼운 운동으로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풀어주기에 안성맞춤이다.
더욱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아웃도어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그 중 등산인구는 최근 몇 년 사이에 급격히 증가하였다. 도심의 일상을 벗어나 싱그러운 숲과 계곡의 정취를 느끼면서 가벼운 산책이나 능선을 오르는 재미있고 낭만적인 산행으로 일상의 피로를 씻고 자연을 만끽하는 산행만이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등산은 준비 없이 즐기기에는 너무나 많은 위험요소가 존재한다.특히 아직까지는 눈과 얼음이 곳곳에 숨어있고 오후 3시 이후에는 해가 지고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각종 사고에 의한 외상외에도 저체온증 등 생명까지 위험해 질 수 있는 위험이 잔존하고 있다.
   그러기에 더욱 더 안전수칙이 요구되는데 산이 지닌 고유의 특성을 파악하고 다음의 기본수칙을 잘 이행한다면 보다 안전하고 즐거운 등산이 될 수 있다.


   첫째, 기본 등산장비를 갖춘다.
   생활을 일시적으로 산으로 옮기는 등산은 의류와 장비의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산은 일상적인 주거공간에 비해 혹독한 자연조건과 기상변화에 따른 수많은 위험성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등산복, 등산화, 등산배낭, 기타장비(여벌옷, 헤드랜턴, 비상식량, 통신수단)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둘째 음주산행을 하지 않는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 사람만이 등산 중에 술을 마신다. 등산중의 음주는 사고의 위험이 커지고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술, 즉 알코올은 몸의 운동능력, 지구력, 판단력, 균형감각 등을 떨어뜨리지만, 담력은 커져서 위험한 지형이 많은 산에서 부상과 사고의 위험이 높아진다.
   뿐만 아니라 조난시 저체온증의 진행을 가속화하여 생명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셋째, 자신의 능력을 벗어난 곳은 오르지 않는다.
   자신의 건강상태, 신체능력 등을 고려하여 무리한 산행을 하지 않는다. 체력안배도 중요한데 올라갈 때 40%, 내려올때 30%, 나머지 30%는 비상시를 대비한 예비체력으로 간직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등산복을 착용하고 체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비를 휴대하여 최악의 상황에 처했을 때 필요한 용품을 준비해 자기의 지식, 경험, 체력수준에 맞는 산을 등반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등반수칙이 되는 것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가벼운 산책으로 달래고 지역의 명산을 두루 즐길 수 있는 안전한 산행이 되길 바란다.
김상규(홍천소방서 119구조대장 소방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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