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무궁화장학생 선정 기준에 큰 모순이 있어 이를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고자 한다. 무궁화장학생의 대상자 선정을 위한 신청서 제출은 관내 고등학교의 경우 학교장의 추천을 받고 있으며 타 지역 고등학교로 진학한 학생, 대학생 등은 개인적으로 신청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장학생으로 선정되기 위한 신청서는 누구나 제출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자격 요건을 갖춘 학생들로 제한하고 있다. 즉 신청 자격 기준이 있는 것이다. 이중 대학입학예정학생 추천 기준이 문제다. 입학예정 학생의 경우 대학입학 수학능력시험 성적이 국어, 영어, 수학에서 2과목 이상 2등급 이상의 성적을 받아야 한다. 이 규정에 의하면 홍천관내에서는 2011학년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은 단 한명도 신청 할 수 없다.
2011학년도 대학입학 전형에서 홍천관내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이 서울대학교에 합격하는 영광을 차지하였다. 그러나 학부모와 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인 무궁화장학생 추천 대상에서 신청서를 제출하지 못하는 처지에 있다. 대학입학 예정학생들에 대한 장학금 신청 자격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의 대학입학 전형 방법과 유형은 다양하다. 전형 방법에는 내신 성적만으로 선발하는 방법, 수능 성적만으로 선발하는 방법, 내신과 수능 성적을 함께 반영하는 방법, 논술이나 구술면접으로 선발하는 방법 등이 있으며 전형 유형도 미래인재전형, 리더십전형, 특기자전형, 차상위계층전형 등 다양하게 있다. 학교나 학생들은 맞춤형으로 자신의 적성과 소질 그리고 비전에 맞는 진로 방법에 따라 입시를 준비하면서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진행해 나가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2년도에 마련한 무궁화장학재단의 조례에 의해 장학금 지급 대상자를 선정하고 있다고 한다. 10년 전에 만든 옷을 계속 입고 있는 형국이다. 시대가 빠르게 변화함을 잊고 있는 것이다. 세태의 변화와 입시제도의 변화에 따라 지급 규정이 개정되어야 함은 너무나 자명하다.
장학금을 지급하는 이유와 배경은 다양하다. 열심히 공부한 학생에게 격려를 해주기 위함도 있고, 열악한 여건 속에서 공부하는 학생에게 학습의욕을 북돋워주기 위함도 있다. 현재는 부족하지만 앞으로 열심히 공부하라는 독려의 의미도 있다. 그러나 가장 큰 효과는 장학금을 받는 학생뿐만 아니라 받지 못하는 일반 학생들에게 ‘나도 열심히 공부해야 겠다’는 성취동기를 부여해 주는 시너지 효과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지자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자신의 지역에서 공부한 학생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면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자체의 인구 감소나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교육문제이기 때문이다. 명문 대학에 진학한 학생에 대해 대학 입학금 전액을 지급하는 경우, 4년간 학비 전액을 지원하는 경우, 2000만 원 등 일정한 금액을 한꺼번에 지급하는 경우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창출해 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학입학예정 학생에 대한 무궁화 장학생 지급 대상자 선정 시 출신 고등학교 측에 일임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으며 지급 규정에서 예외 규정을 두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하더라도 지급 요인이 발생하면 운영위원회에서 협의하여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향토의 학교에서 서울대학교에 진학한 학생이 무궁화 장학금 신청 대상자가 되지 못하는 현실 앞에서 답답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 해도 현장에 어떻게 적용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 무궁화장학회라는 훌륭한 장학회를 갖고 있으면서도 지역의 교육을 살리지 못하고 향토인재를 양성하지 못한다면 이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영욱(홍천고등학교 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