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IQ(지능지수)가 좋은 사람이 출세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후 시대의 변천에 따라 IQ보다는 EQ(감성지수)가 높은 사람이 세상을 잘 사는 시대로 변했습니다.
   감성지수란 포용력, 절제, 사랑, 열정, 근면, 양보, 인내, 정직, 창조성 등을 말합니다. 그러다가 무한경쟁 사회, 정보화 사회의 도래와 함께 NQ(관계지수)가 높아야 성공하는 시대로 돌입했습니다. 관계지수란 학연, 지연, 혈연 등과 같은 연줄에서 벗어나 거미줄 같은 망 조직에서 관계의 지혜를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이처럼 각 시대마다 요구되는 지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AQ(Adversity Quotient 역경지수)가 높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역경지수’란 말은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이론가인 폴 스톨즈 박사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는데, 도전정신으로 자신이 처한 역경에 슬기롭게 대처하며 견뎌내는 능력을 말합니다. 성공한 사람들 중에는 공부 못한 사람은 있어도 역경을 극복하지 못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2005년 미국의 스탠퍼드 대학 졸업식에는 대학생들이 가장 존경하는 CEO 중의 한 사람인 애플의 창업자이자 CEO인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연설자로 초대 되었습니다. 그의 연설내용은 크게 네 가지였습니다.
   ‘첫째, 자신은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 양부모에게 입양된 불행한 삶의 출발이었다. 둘째, 가정형편이 어려워 대학을 중퇴했다. 셋째, 20세에 자신이 만든 애플 컴퓨터에서 30세에 쫓겨났다. 넷째, 1년 전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쫓아냈던 회사가 위기에 빠지자 복귀하여 재도약을 이룩하였고, 췌장암도 이겨낸 이야기로 큰 감동을 주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졸업생들에게 높은 역경지수를 요구했던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역경에 대처하는 방법에 따라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포기하는 사람(Quitter), 힘든 문제에만 부딪치면 포기하고 문제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사람입니다. 둘째는 안주하는 사람(Camper), 역경에 처했을 때 포기하거나 도망가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도 않고 현상유지만 하는 사람으로 이런 유형은 전체의 60~70%로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정복하는 사람(Climber)입니다. 역경을 만나면 온 힘을 다해 해결하는 사람으로, 이들은    캠퍼(Camper: 안주하려는 사람)들을 이끌고 함께 역경을 극복합니다. 폴 스톨즈 박사는 이 클라이머의 능력을 역경지수라고 말합니다.
위에서 소개한 스티브 잡스 뿐만 아니라, 소아마비를 극복하고 미국 대통령의 자리에 오른 프랭클린 루스벨트, ‘루게릭’ 병으로 왼쪽 손가락 두 개 정도만을 겨우 움직일 수 있었지만 빅뱅이론 등 놀라운 연구 업적을 남긴 영국의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 불의의 교통사고로 인해 전신화상을 입고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졌지만 사랑의 전도자가 된 이지선 양, 시각장애인이지만 한국인으로 미 행정부 고위 인사가 된 강영우 박사 등 역경을 극복한 많은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있습니다. 이들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은 성공과 실패는 물려받은 유산이나 환경에 달려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단지 예고 없이, 이유도 없이 찾아오는 갖가지 역경을 어떻게 극복하며 전진할 것인가에 달려 있습니다. 살면서 어려움에 부딪쳤을 때 이렇게 질문해 보면 좋겠습니다. “나는 지금 등반을 포기하고 하산하고 있는가, 적당한 위치에 캠프를 치고 안주하고 있는가, 아니면 어려움을 극복해 가며 정상을 향해 전진하고 있는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역경지수가 필요한 때가 요즘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배명동(홍천군가족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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