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가 기사에서 외국에서 살다가 몇 년 전 한국에 돌아와 택시운전을 하는 어떤 분의 이야기를 본적이 있습니다. 이분은 한국생활이 숨이 너무 막히며, 가끔은 섬뜩할 때가 있다고 하면서 택시운전을 하다보니까 교통문화가 거칠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에 너무나도 여유도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들 마음에 칼날이 서 있어서 혀가 창끝 같고 조금만 건드려도, 조그만 상처를 받아도 격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가슴에 불덩어리를 안고 사는 것 같고 뭔지는 모르지만 마음에 난 상처들이 너무 깊은 것 같아 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미국의 미시건 대학과 하버드 대학은 그 이름만으로도 유명한 대학으로 알려져 있지만, 장수 연구로 명성을 날리는 대학으로 알고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듯 싶습니다.
   이 대학들이 공동으로 연구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한창 활발히 활동할 50대에 성인병 환자들, 암이나 당뇨, 고혈압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원인이 바로 어린시절의 아픈 상처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어린시절 아버지로부터 큰 상처를 받은 사람들은 100명 중 81명이나 성인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와의 사이는 괜찮지만 어린 시절 어머니와의 사이에서 아름다운 사랑의 기억이 없는 사람들은 100명중 91명이 성인병에 시달린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아버지와 어머니 두 분 모두에게서 아픈 기억만을 가진 사람들은 100명중 99명, 99%가 성인병을 앓고 있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닙니까? 아픈 기억, 아픈 상처는 평생 우리를 지배하다가 젊음으로만 버틸 수 없는 시간이 지나면 우리에게 치명적 병을 준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저마다 아픈 기억,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이 과거 어린 시절의 아픈 기억이나 상처를 지니고 살아가는 불행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픈 기억, 상처를 아름다운 기억으로 바꾸어 살아가는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도 있습니다. 후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린 시절의 상처와 나쁜 기억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과거의 아픈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힘들게 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치유를 받으면 과거의 아픈 기억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바뀌게 됩니다.
   어린 시절의 아픈 기억, 내면의 상처의 본질은 사랑받지 못함입니다. 라고 한다면 치유의 방법은 사랑에 있습니다. 사랑의 용광로에 들어갈 때, 과거의 나쁜 기억, 상처들이 아름다운 기억으로 되살아나게 될 수 있습니다. 아버지가 나를 사랑하셨구나, 아버지가 나를 사랑해서 그래서 그랬구나. 아버지가 다시 보이기 시작합니다. 내 마음 속 무서운 존재로 남아있던 아버지가 사랑의 아버지로 바뀌게 됩니다.
   이처럼 치유는 기억에 대한 관점을 바꾸어줍니다. 슬픔의 옷을 벗겨 주고 기쁨의 옷을 입혀 줍니다. 비난의 옷을 벗겨주고 칭찬의 옷을 입혀줍니다. 여러분에게는 어떤 슬픔의 옷을 벗기고, 기쁨의 옷을 입혀주고 싶은 아픈 기억이 있습니까?
   여러분의 어떤 기억, 상처가, 지금 ‘여러분의 가슴에 불덩어리’가 되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가 되어 있지는 않으십니까?
   감히 바라기는 신묘년 올 한해, 여러분의 가슴에 행복하고 아름다운 기억들로 채워지길 바랍니다.
배명동(홍천군가족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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