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유의 설 명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행복하고 즐거운 명절이지만, 또 다른 이들에게는 그렇게 즐겁지만은 않은 명절이기도 합니다. 그 중심에는 주부들이 있습니다.
   많은 제사음식 준비와 손님을 치러야 하는 부담감이 주부들에게는 이미 ‘명절 증후군’ 이란 이름으로 찾아옵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은 웃으며 즐기는 명절이지만, 주부들은 차려진 음식의 가지 수만큼 스트레스와 짜증도 함께 차려집니다. 그 상이 웃음으로 차려지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바람을 가져보면서 올 설이 그런 명절로의 전환점이 되면 좋겠습니다.
   웃는 명절은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온 가족이 더불어 만들어가야 합니다. 제사 음식을 만드는 것도 좋고, 손님 치를 음식을 맛나게 만드는 것도 좋겠지만, 이번 명절부터는 웃음을 만드는 명절, 특별히 우리 주부들이 웃는 명절을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 그 작은 실천을 몇 가지 소개합니다.
   첫째, 작지만 새로운 변화에서 시작하세요. 명절을 웃는 명절, 남녀 간 평등한 명절, 가족간에 나누는 명절로 만드는 데는 무엇보다 가족간의 동의에 기반한 작지만 다양한 시도들이 필요합니다. 갑작스레 기존의 다른 명절을 보내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가족의 정서와 조건을 고려해 조금씩 바꾸는 많은 노력들이 주변에 나타나고 있음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웃는 명절의 시작은 작은 일부터 천천히 시작하세요.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라는 말이 있듯이, 웃는 명절은 작은 일부터 가족간의 토론과 합의에 의해 자연스럽게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랜 관습으로 자리한 남녀간 혹은 장·차남간 불평등한 명절의 관행을 한꺼번에 바꾸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명절의 가장 큰 문제는 주부들의 엄청난 가사노동량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장보기, 설거지, 제사상 차리기 등 다양한 명절 가사 일을 부부간, 형제간, 동서간 그리고 조카나 자녀들에 이르기까지 조금씩 나누고 참여하게 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셋째, 간소한 제사와 음식준비를 하세요. 명절제사음식과 이삼 십 명이 모이는 식사문제는 간소하고 단촐한 방법으로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음식 만들고 설거지에 보내는 많은 시간을 가족들이 놀이하고 대화하는 시간으로 돌려 나가면서 번거로운 중노동의 명절을 가족모두 즐거운 시간으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넷째, 형제간에 명절을 나누어 지내세요. 늘 큰집에서만 지내던 명절을 형제간에 돌아가면서 지내는 것도 색다른 한 방법일 것입니다. 장·차남, 큰며느리, 작은 며느리 구분 없이 경제적 정서적 조건을 고려해 명절을 지내면, 형제간의 다른 집안 대소사도 함께 나누는 좋은 가정의 전통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다섯째, 우리만의 명절 가족문화를 찾으세요. 윷놀이, 등산, 영화보기, 고궁나들이, 산책 등 우리 ‘가족의 정서와 조건’ 에 맞는 자기 집의 명절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통 낮잠, 화투, 텔레비젼 보기로 명절에 가족이 ‘모이기는 하되 함께 나누지 못하는’ 분위기를 공통의 놀이와 관심을 모아 나누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섯째, 며느리, 아내 그리고 딸을 생각해보세요. 아무래도 명절의 부담은 가족구성원 중 여성에게 많은 부담을 주는 것이 사실입니다. 명절기간 중 일분담하기는 물론 친정나들이, 제사에도 여성참여하기, 세배는 남녀 아닌 나이 등 기타의 순서로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회 기초단위인 가족 내에서의 평등과 배려 만들기는 평등하고 민주적인 가족 문화를 만드는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가족간 화목과 웃음이 넘치는 행복한 설 명절 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배명동(홍천군가족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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