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건강 수준을 평가하는 것은 상당히 주관적이어서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또한 정상이란 시간과 장소에 따라서 그 의미가 다를 수 있으므로 그와 같은 특성이 고려되어야만 합니다. 가족의 기능적 수준을 평가하는 몇 가지 요소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부부관계의 특성입니다. 원만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는지의 여부, 관계에 있어서의 정서적 협력, 서로가 얼마나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부부간의 갈등 등을 파악합니다.
   둘째, 가족응집력의 양과 유형입니다. 가족을 유지해 나가는 데는 가족에 대한 응집력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가족의 기능 중 또 하나는 전체로서의 가족 뿐 아니라 각 개인의 개별화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가족이 어떻게 응집성과 개별성 양쪽의 조화를 이루면서 추진하느냐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셋째, 가족 내의 의사소통입니다. 인간은 의사소통을 하지 않고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입니다. 한 사람과 다른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모든 행동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서로에 대하여 많은 것을 알고 있으며, 생각도 공유한다고 믿는 가족 내의 의사소통은 그러한 방심 때문에 자칫 어려워지기 쉽습니다. 따라서 어떻게 의사소통 하는 가에 고려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의사소통방식을 결정하는 요인에는 명백한 대화를 격려하는가, 가족이 자발적으로 대화 하는가, 서로 말하도록 기회를 주는가 등을 포함하게 됩니다.
   넷째, 문제 해결 능력입니다. 다양한 개성을 지닌 개인이 모여 한 가족을 이루고 살아갈 때, 많은 문제가 유발되며, 때로는 위기를 경험하게 됩니다. 위기의 사전적 의미는 ‘나쁜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르는 위험으로 불안한 때’ 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임상적으로 말하는 위기란 새로운 단계로 이행할 때 생기는 문제이므로 이와 같은 위기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각 개인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가족이 위기에 어떻게 접근하여 효과적인 과정을 통하여 문제해결을 추구하는가를 파악하여야 합니다.
   다섯째, 감정을 다루는 방법입니다. 한 개인이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신과 다른 사람에 대하여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분명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와 같은 훈련은 가족 내에서 각 구성원이 얼마나 개방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며, 표출된 감정 표현이 공감적 반응을 얻었는지의 여부와 스트레스가 없을 때 기본적인 가족의 기분 정도 등에 따르게 됩니다.
   여섯째, 자존감의 형성입니다. 자존감이란 긍정적인 자기상입니다. 참된 자아란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을 고정된 실체로 보지 않으며 변화하는 존재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상으로부터는 어느 정도 떨어져 있지만 ‘이 세상에 나는 한 명 밖에 없는 유일한 존재니까 열심히 살고 싶다’ 는 생각을 가질 때 사람은 자신을 존중하는 감정, 즉 자존감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자신을 존중할 수 있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도 존중할 수 있습니다.
   일곱째, 친밀감과 자립성입니다. 다른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가질 수 있는가의 여부는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자와 직결되기 때문에 가정생활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자립성이란 친밀감과 대조적인 개념처럼 이해될 수 있으나 타인과 친밀감을 유지하면서 자립적이 된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우리는 먼저 독립을 구별해야 합니다. 자신의 두 발로 설 수 있는 독립성은 자립의 필요조건이지만, 결코 충분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자립이란 자신의 두 발로 서면서 동시에 필요하다면 타인에게 기댈 수 있는 능력까지도 포함되는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모쪼록 신묘년 새해를 맞아 홍천신문 독자 여러분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 드리며 홍천신문을 더욱 아껴주시고 사랑해 주시기 바랍니다.
배명동(홍천군가족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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