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불리는 지방의회가 1991년 출범한 지 20년이 지나면서 지방자치제와 지역발전을 이끄는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간 지방의회 의원은 지방자치와 지역발전을 이끄는 중심축으로 성장해 왔으나, 각종 부패 문제로 지역주민의 불신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민주주의 발전과 지역주민의 신뢰를 위해서는 직무를 청렴하고 공정하게 수행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해야 청렴한 것인가는 쉬운 문제가 아니다.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제8조에 따라 우리나라의 모든 공무원은 ‘공무원 행동강령’을 적용받고 있다. 각 부처 장차관,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 의원, 교육감, 교육위원회 위원, 일반직ㆍ기능직ㆍ고용직 공무원 등이 대상이다.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 중앙선관위, 공직유관단체 소속 공무원과 임직원은 해당기관의 규칙이나 내부규정을 따르도록 되어 있다.
   지방의회의원도 그동안 ‘공무원 행동강령’을 적용해 왔다.
   그런데 공무원 행동강령은 일반직 공무원에게 적합하게 설계되어 의정활동 과정에 많은 정보와 권한이 주어지는 지방의원에게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어 별도의 ‘지방의회 의원 행동강령’ 제정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다양한 논의를 거쳐 지방의원의 직무상, 신분상 특수성을 반영한 지방의회 의원 행동강령을 마련, 2010년 2월3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지방의원은 의안심사나 예산심의 등이 본인, 배우자, 직계 존ㆍ비속 및 4촌 이내의 친족 등과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 관련 활동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 등의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경우 직무관련사항이거나 이해관계가 있으면 관련 활동에 참여할 수 없다.
   또 직무관련자에 대한 부당한 인사개입을 해서는 안 되며, 외부 기관의 지원을 받는 활동은 미리 의장의 승인을 받도록 되어 있다. 직무 관련 영리행위나 대가를 받는 외부 강의 등은 미리 신고해야 하며, 직무상 정보를 이용해 본인 또는 다른 사람이 부당한 이익을 얻도록 해서는 안 된다.
   이런 지방의회 의원 행동강령을 둘러싸고 최근 일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의정활동에 대한 이중 규제이며, 지방자치법 체계에도 어긋난다는 것이다.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은 지방의회 의원이 직무수행 과정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명확하게 제시함으로써 부패를 예방하고 청렴한 직무수행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다. 지방의회 의원에 대한 이중규제라기 보다는, 다소 선언적이고 추상적인 윤리강령과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하여 분명한 행위기준을 제시하는 것이다. 또한 지방자치법이 선언하고 있는 청렴의무의 내용을 구체화한 것으로 지방자치법과도 조화를 이루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지방의회 의원의 행동강령 위반행위에 대해 지방자치법에 따라 징계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을 보더라도 이러한 사실은 더욱 분명해 보인다.
   ‘청렴’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모든 국민이 힘을 모아 함께 나아가야 할 길이다. 특히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측면에서 ‘지방의원 행동강령’은 좀 더 크고 긴 안목으로 볼 필요가 있다. 지방의원이 주민의 대표자로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직무를 수행하는 데 좋은 안내자가 되고, 깨끗한 공직풍토를 확립하는 초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덕만(국민권익위원회 홍보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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