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을 달려온 약초이야기도 이제는 거의 마지막 이야기를 해야 할 시간이 다가온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간 가장 아껴두었던 약초를 소개할까 합니다. 바로 사슴의 뿔인 녹용입니다. 뿔이 무슨 약초냐 하겠지만 녹용이라 하면 사슴의 떨어진 뿔에서 다시 자라니 땅에서 자라지 않을 뿐이지 그 의미는 결코 다른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자연스레 달고 태어난 뿔 보다는 사슴의 뿔은 자라기에 녹용은 한약 중에서도 가장 으뜸으로 여기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뿔에 피가 꽉 차있는 동물은 사슴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몸에 있는 피를 뿔로 올릴 정도의 강한 양의 기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한방에서 쓰이는 보양약 중에서 가장 으뜸입니다. 사슴은 그리 털이 많지 않아도 추운 지방에서도 잘 자랄 만큼 추위를 견디는 힘이 아주 좋은데 바로 이것은 사슴이 강한 양의 기운에 바탕을 둔 것이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그렇다보니 녹용이 보약의 대명사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너무 좋은 보약인 녹용이 오히려 더 많은 오해를 사곤 합니다. 시청률이 잘 나오는 드라마가 오히려 더 많은 말을 듣는 것처럼 꼭 녹용이 그렇습니다.
   제일 많이 듣는 것이 국산녹용과 수입녹용과의 차이를 묻는 질문인데 국산과 수입과의 차이를 떠나 녹용이 제대로 된 약효를 얻기 위해서는 여러 환경적인 요인이 더욱 중요합니다. 그 환경적이라는 것이 사슴의 중요한 약효인 양의 기운을 얼마나 강하게 취할 수 있느냐의 문제인데 일단 추운 지방에서 자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가장 추운 곳이 러시아라는 나라이기에 러시아 녹용을 원용이라 하여 가장 우수한 녹용으로 알려진 것도 바로 이와 같은 추운 환경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러시아나 일부 중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그다지 추운 지역은 아닙니다. 또한 드넓은 초원에서 방목하여 자유롭게 뛰어놀아야 몸의 피가 제대로 뿔에 전달할 수 있는데 국내에서는 거의 우리에 가두고 있는 실정이니 몸의 피가 제대로 뿌리로 올라갈 수 있는지 의문이 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만약 국내에서도 대관령 같이 추운 곳에서 사슴을 방목하여 키운다면 다른 지역의 사슴보다는 아주 우수한 약효를 지니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슴의 뿔에 관련한 것인데 뿔이 몸에 비례해서 커야 한다는 것입니다. 피가 뿔을 키우는데 소모를 많이 했기에 뿔은 잘 크겠지만 상대적으로 몸은 왜소해 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먹기만 하고 활동도 안하여 살만 찐 사슴이라면 뿔 보다는 차라리 고기를 먹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이와 같은 요건을 다 얻기에는 국내녹용은 힘들어 보입니다. 녹용을 수입하는 나라는 대략 세 나라로 러시아 중국 뉴질랜드입니다. 이 나라들은 적어도 두 개 이상의 조건을 가지고 있어 녹용을 생산하기에 적합한 조건을 가지고 있기에 약효면에서도 국산녹용은 수입녹용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대개의 국산약초가 수입약초보다 여러 면에서 우수하다보니 녹용 역시 국산녹용이 효능이 우수할 것이라 생각하고 비싼 가격에 녹용을 사는 분들이 있다면 아주 큰 착오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꼭 단정 지어 말을 할 수는 없어도 녹용은 수입녹용이 국산녹용보다는 효능면에서 우수하다는 것에는 한방에 관련한 분들이라면 다 알고 있는 사실이기도 합니다.
   그 다음으로 많이 하는 질문이 아이가 녹용을 많이 먹으면 머리가 나빠진다는 얘기입니다. 아무리 좋은 약도 너무 많이 먹으면 독이 된다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효능이 좋은 녹용이라도 지나치게 먹는 것은 좋지 않을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녹용을 지나치게 많이 복용하는 것을 경계한 말로 해석해야지 실지로 그와 같은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습니다. 녹용은 아이들이 성장하는데 필요로 하는 성분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성장하는데 필요로 하는 호르몬을 가장 왕성하게 가지고 있는 것이 녹용입니다. 특히 녹용의 끝부분을 분골이라고 부르는데 이 부위를 주로 아이들에게 쓰며 이는 성장이 더디거나 허약하여 감기가 자주 걸리는 아이에게 좋을 뿐만 아니라 녹용은 뇌의 성장을 도와주니 아이들에게 녹용만한 것이 없습니다.
또한 노인들에게는 녹용을 쓴 보약을 지칭하여 보약을 자주 먹으면 죽을 때 고생한다는 말도 있는데 이 말이야말로 정말로 터무니없는 말입니다. 노인이 되면 신체의 기능이 많이 쇠약해지는데 신체의 약한 부분을 보충해 주고 건강을 유지시켜 주는데도 또한 녹용만한 것이 없습니다. 지금도 녹용이 한약 중에서는 가장 고가의 약으로 과거에는 녹용을 먹는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아마 시샘하여 이와 같은 소문을 퍼뜨린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이 먹지 못하니 남도 못 먹게 하려는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한약에 관련한 헛소문들은 다 이렇게 만들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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