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한 해를 결산하고 새로운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연말이 되었다. 세월이 유수와 같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사람은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에 누구나 독불장군은 없다. 있다면 실패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누구나 크고 작은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가게 마련이다. 세상이 아름답고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더불어 살아가는 풍토가 살아 있기 때문이다.
   도움을 주는 사람은 무조건적인 사랑과 봉사로 주기도 하지만 받는 사람은 조건 없이 받으면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고마움에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희망을 갖고 씩씩하게 어려움을 극복해 재기하거나 또 다른 이웃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도움을 받는 사람들의 풍토는 고마움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예전과 같지 않다. 당연히 받아야 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참 많다.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다.
   우리 고장에는 크고 작은 장학재단이나 장학회 또는 사회단체나 개인 독지가가 장학금을 지급하며 어려운 학생과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학습의욕을 북돋워주고 있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대부분의 수혜자들은 성적이 우수하니 당연히 받는 것으로, 가정이 어려우니 당연히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연말이 되면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교육적인 차원으로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쓰도록 지도하고 있으나 대부분 형식적이며 수동적이어서 안타깝다.
   특히 장학금 지급액이 큰 홍천군에서 직접 운영하는 「무궁화장학재단」의 경우 지급 방식 중에 수혜자들이 반드시 사회봉사나 지역의 학생들을 위해 봉사하는 조건을 달고 이에 따라 지급하는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0년도에 무궁화 장학재단에서 장학금을 받은 학생은 고등학생 12명, 대학생 25명 등 모두 37명의 학생이 장학금을 지급받았다.
장학금을 받는 고등학교 학생의 경우 불우이웃 또는 장애우를 대상으로 일정한 봉사 시간을 조건으로 하고, 장학금을 받는 대학생의 경우 휴업일이나 방학 기간을 이용해 지역의 초·중·고등학교 학생들과 1:1 학습 멘토링을 조건으로 하여 자신이 받은 혜택을 지역사회에 돌려주는 방법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물론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부여하면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적당한 시간 제시와 함께 별도의 지도 수당을 지급하는 방법도 함께 연구해야 할 것이다.
   우리 고장도 다문화 가정의 청소년들이 점차 증가 추세에 있다. 이들에게 학습과 관련된 봉사는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대학생들도 고향 후배들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장차 사회활동에 필요한 리더십을 배우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무궁화 장학재단의 경우 군민 모두가 주인인 장학회이므로 이러한 방법은 또 다른 형태의 수혜자를 확대하는 방안이 될 것이다.
   이제 학교는 긴 겨울 방학에 들어가게 된다. 방학기간을 이용해 부족한 과목을 공부하고 싶어도 가정의 어려움으로 인해 뜻을 이루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 명문대학에 진학하여 무궁화 장학금을 받는 대학생 선배들로부터 가정 학습을 지원 받게 되면 어린 학생들에게 성취동기의 강화는 물론 학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멘토를 원하는 멘티를 군청 홈페이지를 활용해 지원 신청을 받거나 학교에 추천을 의뢰해서 1:1 멘토링을 실시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홍천군종합문화복지관이나 청소년수련관 또는 학교의 시설을 이용하는 등 가급적이면 장소를 제공해 주는 방안까지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즉 장학금 지급 대상자를 선정한 후, 일정한 봉사활동이나 멘토링 시간을 확인한 후 장학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실시되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젊은 대학생들이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것도 하나의 습관이다. 세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다. 훗날 어른이 되어 도움을 갚는 방법도 있겠지만 젊은 시절에 갚는 것은 평생 남을 도우며 살아가는 습관이 형성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영욱(홍천고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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