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송년회’란 명목으로 연일 술자리가 이어지면서 직장인들의 심신은 고달파집니다. 술자리는 특히 술에 약한 이들에게는 마치 마운드에 홀로 내던져진 고독한 투수와 비슷합니다.
이 같은 ‘선수’ 들을 위해 술자리에서 ‘살아남는 비법’ 10가지가 인터넷에 소개돼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참고가 되면 좋겠습니다.
   첫째, 선수의 생명은 체력입니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원샷’ ‘원샷’을 외치며 강속구로 승부하는 선수들은 1이닝을 넘기지 못하고 조기 강판당하기 일쑤입니다. 웬만한 경기는 보통 3차까지 가니 이를 감안하고 주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강타선은 피합니다. 어느 술자리에나 ‘한술’ 하는 막강 고래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막강 고래’ 옆이나 앞에 앉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고 너무 표 나게 떨어져 앉으면 오히려 공격대상이 될 수도 있으니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적절한 타이밍에 술잔을 날려 건배를 유도해야 합니다.
   셋째, 하위 타선은 철저히 공략합니다. 주량이 중간정도 되는 사람들은 자기보다 못한 나머지 절반의 사람들을 철저히 공략하는 것입니다.
   넷째, 적절한 타이밍에 작전 타임을 부릅니다. “화장실 좀 갔다 올께”, “전화가 와서…” 대부분 사람들이 취해서 어수선 한 상황이면 좌변기에 앉아 잠시 눈을 붙여도 무방합니다. 취하면 시간관념이 없어집니다. 대부분 잠깐 자리를 비운 것으로 착각하게 됩니다. 가끔 술값을 안내는 행운이 따를 수도 있지만, 그러나 들키면 평생 쪽팔리게 되니 조심해야 합니다.
   다섯째,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아 헛스윙을 유도합니다. 건배를 하면 술을 마시기 일보직전에 갑자기 생각난 듯 “야! 근데 말이야 어쩌고 저쩌고” 말을 하며 슬쩍 술을 내려놓습니다. 물론 상대보다 잔을 입으로 가져가는 속도가 약간 느려야만 상대만 술을 먹이고 나는 안 먹는 작전이 성공할 수 있습니다.
   여섯째, 견제구를 효과적으로 사용합니다. 오버페이스 했을 땐 가장 술 못하는 친구에게 술잔을 돌립니다. 잔인하지만 두잔, 세잔 쌓여있는 상대에게 더 많은 잔을 보내야 합니다. 잔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이때를 이용해 휴식을 취합니다. 안주를 듬뿍 먹어둡니다.
   일곱째, 쓸데없는 경기에서 완투해서는 안 됩니다. 승리투수 요건은 완투가 아닙니다. 5이닝만 채우면 됩니다. 시도 때도 없는 완투는 선수 생명만 단축시킬 뿐 중요하고 비싼 건 대개 2~3차에서 다 나오므로 꼭 필요한 자리가 아니면 나머지는 마무리 요원에게 맡겨야 합니다.
   여덟째, 최악의 순간에는 고의사구 뿐 아니라 위협구도 불사합니다. “아줌마 여기 글라스 두개만 줘요” 도저히 버티기 힘들 땐 최강타자에게 정면 도전을 시도합니다. 왜냐하면 장렬하게 전사해도 대부분 사람들이 이해해 주기 때문입니다.
   아홉째, 전문 대타, 원 포인트 릴리프를 조심합니다. 특정투수(타자), 특정 구질에 아주 강한 선수가 있습니다. 소주는 입에도 못 대지만 양주는 물마시듯 하는 부류가 여기에 속합니다. 방망이 한번 휘둘러보지 못하고 스탠딩 삼진 당할 수도 있습니다.
   열 번째, 의외의 복병을 조심합니다. 하위 타선이라고 홈런 못 치란 법은 없습니다. 그날따라 타격감이 유독 좋을 수가 있습니다. 하위 타선을 쉽게 생각하다가 게임을 망치게 되는 경우도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 단기전에 특별히 강한 선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오늘 술 받네” 라는 말을 내뱉는 사람이 옆에 있다면 몸을 사리는 쪽이 좋습니다.
   최상의 비책은 술자리를 가급적 만들지 말고 가족과 함께 한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것일 것입니다.
배명동(홍천군가족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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