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리고장 출신 전상균 선수가 역도 무제한급에 출전하여 은메달을 획득했다. 홍천이 역도의 고장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 기분 좋은 쾌거다. 아시안게임에서의 메달획득은 과거 동경 아시안게임에서 우리 고장 출신 이장우 선수가 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88서울 올림픽 때는 김병찬 선수가 홍천고 3학년에 재학 중 출전하는 등 역사와 전통을 잇는 너무나 자랑스러운 역도의 고장이다.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도 우리고장 출신 사재혁 선수가 역도 77kg급에 출전 금메달을 획득하여 향토의 명예를 크게 빛냈으며 전상균 선수도 출전했으나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었다. 올림픽에서의 메달획득은 대단한 영광이지만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올림픽 무대에 출전하여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쟁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선수들에게는 엄청난 영광이다.
   우리고장에서는 역도 외에도 전통의 복싱, 태권도, 펜싱, 수영, 골프 등의 종목에서 매년 우수 선수들이 배출되고 있으며 육상을 비롯하여 배구, 축구, 양궁, 테니스 등 다양한 종목들에서 꿈나무들이 자신들의 꿈을 가꾸어가며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전문적인 선수로 활동하는 선수들의 꿈은 세계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또 메달을 획득하는데 있다.
사재혁 선수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금의환향한지도 벌서 2년이 지나가고 있다.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획득한 전상균 선수나 사재혁 선수는 아직은 젊은 선수들이다. 따라서 철저한 자기 관리가 이루어진다면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역도의 고장인 홍천에서 제2, 제3의 사재혁 선수의 꿈을 키우는 꿈나무들이 즐비하게 성장해 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고장 어디에도 이들의 빛나는 영광을 기리는 기념관, 기념 공원, 기념 거리는 고사하고 그 흔한 기념 돌탑하나 제대로 서 있지 않다. 부끄러운 일이다.
   이런 풍토 속에서 후손들에게 홍천사람으로서의 긍지를 가지라고 말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외지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한심스럽게 생각할 것이다. 경기도 고양시에서는 강원도 원주 출신인 장미란 선수를 영입하여 이를 활용한 스포츠 마케팅 전략을 앞세워 세계 대회를 유치하는 등 경제적인 부가가치 창출과 함께 고양시를 전국적으로 홍보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으며 일정부분 성과를 거양하고 있다.
   스포츠를 스포츠로 한정지어 바라보는 시각은 대단히 잘못된 시대착오적 생각이다. 스포츠는 스포츠로 끝나지 않는다. 스포츠를 통해 건강이 증진됨은 물론 환희와 감동, 화해와 용서가 가능하고 인종, 종교, 이념을 초월해 하나로 묶어 낼 수 있는 위대한 힘을 갖고 있다. 따라서 스포츠는 인류가 만들어낸 최고의 문화이며 가치다. 경제적인 가치는 천문학적인 수치다. 한 지역은 물론 국가의 경제 부흥을 좌지우지하기도 한다. 평창이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3수에 도전하는 것도, 비록 실패 했지만 2022년 월드컵 축구대회 유치를 위해 정부가 나서서 총력을 기울였던 것도 다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사재혁 선수의 세계 제패를 기념하는 역도 기념관 건립이나 기념탑 등을 세우는 일은 지자체와 사회단체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 큰 것도 좋겠지만 작게라도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의 성과를 기리는 무언가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어떤 일이든지 때가 있는 법이다.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후대들에게 두고두고 원성을 사는 일이 될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는 「롤모델」이 필요하다. 자신의 꿈을 설정하고 진로를 선택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어른들에게도 자부심과 긍지를 갖기에 충분하다. 우리 고장 출신이 세계와 아시아를 제패한 스포츠의 결과는 유형, 무형의 큰 자산이다. 따라서 조속한 시일 내에 기념관을 건립해 영광을 기리고 이를 바탕으로 홍천의 인재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무대를 누비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이영욱(홍천고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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