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지난 5일 발표한 ‘사회조사 등을 통해 바라본 우리나라 고3의 특징’ 이란 제목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고교 3학년 학생들은 평일 기준으로 하루 평균 11시간 3분 동안 공부를 한 것으로 나타나 고교생 전체 학생들의 평균 공부시간인 8시간 1분보다 3시간이 더 길었다고 합니다.
   반면 고교 3학년 학생의 주중 평균 수면시간은 5.4시간으로 최소 적정 수면시간인 6시간에 미달됐으며, 이에 따라 수면을 통해 피로회복이 충분했다고 생각하는 고3생들의 비율은 전체의 2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는 인터넷 기사를 보았습니다.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의 작가 레오 버스카글리아는 어렸을 때부터 지녀온 습관이 한 가지 있었습니다. 그것은 잠자리에서 ‘오늘 뭘 배웠지?’ 라고 스스로 물어 보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이런 특이한, 그러나 유용한 습관은 다름 아닌 그의 아버지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전형적인 이태리인으로 초등학교 5학년에 학교를 그만두었지만 ‘세상이 곧 학교’ 라는 것과 ‘아침에 일어나 아무 것도 배우지 않고 잠드는 건 죄악’이라고 믿는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는 저녁 식탁에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오늘 네가 배운 건 뭐지?”
   그러면 아이들은 한 가지씩은 꼭 대답해야 했습니다. 만약 배운 것이 없다고 말할 때에는 빨리 어떤 한 가지를 알아오기 전에는 식사를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버스카글리아를 비롯한 그의 형제들, 심지어는 어머니까지 그 날 배운 것을 말해야만 했습니다. 거기에는 학문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그 날 하루 겪었던 갖가지 경험들도 포함되었습니다.
아버지는 그 경험들에 대해 칭찬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꾸짖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은 아버지가 꾸짖을 때 무서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들의 마음속엔 조금씩 올바른 가치관의 싹이 돋아나고 있었습니다.
   또, 그의 아버지는 아이들이 말하는 것에 대해 하찮게 여기거나 소홀히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가령 어느 나라의 인구가 얼마라는 사소한 사실을 알았다고 얘기하면 아버지는 그 사실을 귀담아 들을 것을 온 가족에게 말하곤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저녁 식사가 끝날 즈음이면 버스카글리아 가족들은 각자가 한 가지씩 말한 지식들이 모여 보통 5-6개의 새로운 사실과 경험들을 자연스레 배우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레오 버스카글리아는 아버지가 늘 들려주었던 말을 잊지 못했습니다. “인간의 수명에는 한계가 있지만 배움에는 끝이 없단다. 인간은 무엇을 배우느냐에 따라 달라진단다.” 는 말이었다고 합니다.
   다른 통계 조사 결과에서는 학년이 높아질수록 ‘행복하다’ 고 생각하는 비율도 줄었으며, 고1은 49.5%가 행복하다고 답한 반면, 고2는 45.3%, 고3은 45.0%로 차츰 줄었습니다. 고3 학생들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로 75.7%가 ‘학업부담’과 ‘진로에 대한 불안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고3 학생들이 행복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꼽은 것은 학력이 아니라 ‘가정의 화목(32%)과 건강(24%)’ 이었다는 사실과 레오 버스카글리아를 통해 내가 배운 것은 무엇인가를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배명동(홍천군가족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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