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1월17일은 순국선열의 날이다. 이 날의 내력은 일제 강점기인 1939년까지 올라간다. 1939년 11월21일 ‘대한민국임시정부’ 임시의정원의 결의로 11월17일을 ‘순국선열 공동기념일’로 제정하여 기념행사를 해오다가 광복 후 미 군정과 6·25전란 등으로 소홀하였던 것을 광복회와 순국선열유족회를 비롯한 애국 단체가 주관하여 민·관 합동으로 그 맥을 이어온 것이 ‘순국선열의 날’의 제정 경위이다.
   11월17일을 택한 것은 대한제국 주권의 핵심 부분을 일본제국에 넘긴 제2차 한일협약(을사늑약)이 1905년 11월17일에 체결됐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 날 그 행적을 기리는 순국선열이란 주로 일제에 맞서 국권을 되찾기 위해 헌신한 이들을 가리킨다.
   의로운 죽음에는 여러 유형이 있을 수 있겠지만, 순국은 그 가운데서도 두드러지게 고귀한 죽음으로 간주된다.
   순국 행위가 기념일을 거느릴 만큼 높이 평가되는 것이 그 죽음의 내재적ㆍ본원적 가치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특히 순국이 가치의 사다리 윗부분에 자리잡고 있는 것은 자신을 희생하면서 조국 독립이란 대의에 헌신한 순국선열들의 살신성인의 정신이야말로  이땅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있어 무엇보다도 소중한 가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그분들의 희생이 없었더라면 우리가 지금 독립된 국가에서 자유민주주의를 향유하면서 살아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조국을 위하여 희생하신 수많은 순국선열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지내는 과오를 범해왔다.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어려운 삶에 관한 무관심은 계속되고 10만명이 넘는 전몰용사들의 유해가 아직도 발굴되지 못하고 어딘가에 방치되어 있다는 사실에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오늘날 우리나라가 당당한 독립국가를 이뤄 역사를 계승·발전시키고, 민족문화를 아름답게 꽃피워 나아가게 된 것은 ‘순국선열’의 피가 거름이 되고, 활력이 되었다는 사실을 우리 국민 모두는 가슴 깊이 아로새겨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제2의 건국의 신념으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고 있다. 이러한 때 선열들의 민족정기에 대한 국민적 자각과 조국에 대한 사랑 즉 애국심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라 생각된다.
   정부에서는 이날을 기념하고 선열들의 애국·희생정신을 선양하기 위하여 많은 행사를 추진하고 있으나 국민 개개인의 내적인 자각과 변화없이는  한갖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제71주년 순국선열의 날에 즈음하여 이 시대를 살아가는 국민으로서 그 도리가 무엇인지 되새겨보는 시간을 잠시라도 가져보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남궁용(춘천보훈지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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